‘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문제 많다. -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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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문제 많다. - 민족문제연구소

0 2,007 2004.03.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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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진상규명저지법으로 개악  

조세열 사무총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 문제 많다. -한나라당, 진상규명저지법으로 개악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 조세열

▲조세열 사무총장     ©민족문제연구소  
반민특위가 좌절된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해결하지 못한 과거사 청산이 다시 벽에 부딪힌 것은 친일세력의 영향력이 이 사회에 얼마나 굳건하게 구조화되어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주었다.

그간 역대정권이나 사회지도층이 철저히 과거사 청산을 외면해 온 결과 국가의 정통성과 존엄성이 크게 훼손되었음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건전한 가치관의 형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거사 관련 4대 특별법안 제출은 의미 있는 역사적 진전이었다. 그러나 일부 국회의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독 ‘일제하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안’은 기나긴 표류 끝에 만신창이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이마저도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보류함으로써 폐기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법안 심의가 난항을 거듭한 것은 반대측 의원들이 주장하듯 법률적 미비가 원인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입법 취지가 진상규명에 있었는데도 국론분열이나 후손들의 명예훼손 등을 거론하며 이를 호도하고, 지엽적인 세부조항을 문제 삼으며 법안의 본질을 크게 손상시켜 사실상 진상규명을 저지하는 독소조항만이 가득한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국회법사위 법안심사소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김용균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심의과정에서 본질을 벗어난 문제제기와 몰가치적인 행태로 일관하였다. 특히 김 의원은 수차례에 걸쳐 무리한 수정을 요구하고 엉뚱하게 정치적 배후를 거론하여 동료의원들의 빈축을 샀으며, 사실상 진상규명을 저해하는 갖가지 조항을 신설하여 민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친일청산 노력조차 족쇄를 채워버리려는 불순한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개악된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조사대상을 대폭 축소 또는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진상규명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선 창씨개명 주창 권유자․신사(神社) 조영(造營)위원․부(府)도(道)의 자문결의기관 의원․읍면회 의원․학교평의회 의원․하급 경찰관․헌병․헌병보조원․일제로부터 포상 또는 훈공을 받은 자․조선사편수회 관여자․토지조사사업 등 경제 수탈 종사자 항목을 모두 삭제하였고, 사법부는 서기․집달리․형무관리를 제외한 판․검사, 관공리는 고등문관 이상, 군은 중좌(中佐) 이상, 헌병은 분대장 이상, 경찰은 간부, 독립운동 탄압 단체와 제국주의 통치기구는 직원을 제외한 장(長)과 수뇌간부로 제한하여 극악한 친일분자라 할지라도 절대 다수가 면죄부를 받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예상된다.  

또 친일 문화기관이나 단체, 경제 수탈 기구의 경우 중앙조직으로 한정하였으며, 학병․지원병․징병․징용을 권유하거나 강요한 행위, 일본군을 위안할 목적으로 부녀자를 제공한 행위, 언론․예술․학교․종교․문학 그 밖의 문화기관이나 단체를 통하여 일본제국주의의 통치를 찬양하고 내선융화․황민화운동에 앞장서거나 일본제국주의의 침략전쟁에 협력한 행위, 일본제국주의의 전쟁수행을 돕기 위하여 군수품을 생산하고 자원을 제공한 행위 또는 이를 위하여 거액의 금품이나 비행기 등을 헌납한 행위, 민족에게 경제적인 고통을 가한 행위 등을 전국적 차원에서 행해진 것만으로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지역 단위의 반민족적 부역 행위에 대한 조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전반적으로 보아 조사대상을 극도로 제한하여 본래의 입법 취지가 실종되고 허울만 남은 법안이 되고 만 것이다.

둘째, 조사 대상자와 가족 등 이해관계인들의 이의신청 권한과 보호를 받을 권리․의견 진술권․증거자료 열람 청구권 등은 대거 신설하거나 강화시킨 반면, 위원회의 조사권은 각양의 단서를 달아 규제함으로써 적극적인 조사활동을 사전에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역력해 보인다. 즉 조사 착수시 통지의 의무․공적(功績) 조사를 병행해야 할 의무․사생활 및 명예 등을 보호해야 할 의무․비밀유지의 의무 등 위원회가 조사대상자에 대해 져야 할 책임과 이를 어겼을 때의 처벌규정은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이와 대조적으로 협박과 위해를 당할 개연성이 다분한 위원회와 위원들에 대한 보호장치와 처벌조항은 과감히 삭제해버려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셋째, 위원회 조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위원 추천권을 국회가 행사하게 해 놓아 그간 입법을 방해해온 다수당의 의중이 반영될 소지가 짙어졌다. 그야말로 생선을 고양이에게 부탁하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위원장․상임위원 임명권과 위원장(정무직)․상임위원(별정직 공무원 1급)에 대한 예우 조항을 삭제하였고 임기마저 3년으로 단축시켜 위원회의 권위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시켰다.  또 조사를 직접 수행할 사무국을 최소화시키고 조사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시켜 부실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넷째,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위헌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제23조 조사대상자의 보호 조항에는 ‘②누구든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의 기간중 행정기관․군대․사법부․조직․단체 등의 특정한 지위에 재직한 사실만으로 그 재직자가 이 법에 의한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것으로 신문․잡지․방송(인터넷 신문 및 방송을 포함한다) 그 밖의 출판물에 의하여 공표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모호하고 임의적인 규제항목을 적시하고, 이어 제29조의 벌칙 조항에서 ‘①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2. 제23조제2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공표함으로써 사람 또는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한 자’라고 하여,  엄중한 처벌규정을 둠으로써 헌법상의 기본권인 언론 출판의 자유․학문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 같이 무리한 조항을 둔 이유는 진상규명의 권한을 위원회가 독점적으로 수행케 하여 민간 학계의 연구조사나 언론의 추적 보도가 아예 불가능하게 하려는 저의가 숨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략 살펴보아도 훼손의 정도가 너무나 심각하여 법사위가 수정한 법을 시행하였을 때 발생할 부작용을 숙고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법을 적용하게 되면 우선 식민지 조선의 정신세계를 오염시켰던 수많은 친일 문화예술인․언론인․교육자․지식인 대다수가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어 혐의를 벗을 빌미를 주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들의 죄상은 그들의 영향력이 컸던 만큼 일신의 부귀영화나 출세를 위해 일제에 빌붙었던 자들에 비할 바 아닌 것이다. 다음으로 일선의 부역행위를 도맡아 민중을 죽음과 도탄의 늪으로 몰아넣거나 독립운동 탄압에 앞장섰던 가혹한 식민지 지배의 하수인들이 모조리 면책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위원회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진상규명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권한은 너무 적고 제약이 많은 운영체계상의 결함이 두드러진다. 또 입법목적의 달성을 판가름할 광범위한 사료조사와 증언수집을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기간과 최소한의 조직도 일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나마 국민적 지지 아래 힘을 얻어 추진되고 있는 민간의 연구를  크게 위축시킬 위험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법은 시행되어서는 아니 될 악법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국가가 나서서 과거사 청산을 추진하는 것은 민간 차원의 노력과는 또 다른 상징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국가의 정체성․도덕성과 관련되는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달리 방법이 없어 보인다. 비록 제안자인 김희선 의원이 제출한 초안에도 결점이 적지 않게 보이지만,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원안을 그대로 살리는 길이다. 한나라당은 더 이상 법안 제정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지 말고 원안대로 통과시킴으로써 반역사적이고 퇴행적인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길 바란다.

민족문제는 특정세력의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에 따라 좌우될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한나라

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과거사 청산이 국가와 사회의 기본을 바로잡아 건강한 민족의 미래를

열기 위한 엄숙한 시대적 요청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별첨: 법안 초록, 비교표 : http://www.banmin.or.kr/sub_read.html?uid=425&section=&section_k= 발췌
2004/02/29 [03:05] ⓒ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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