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원의 신체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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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공작원의 신체검사

0 3,860 2003.05.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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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내용은 작성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올린글임을 밝힙니다.
북파요원 출신이신분이 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리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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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 공무원과 보훈병원 의료진께! 의술은 인술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속에 생명의 소중함을 피부로 절감하면서, 오늘도 국가유공 상이 환자들을 보살피고 계시는 보훈병원 의사선생 여러분께 국가유공 상이자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본인은 북파공작원 출신입니다. 지난 60년대부터 72년 남북7.4공동성명 발표까지 남북간에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던 시기에 북한군의 적대적 도발행위에 대해 보복차원에서 60만 국군을 대표하여 북한지역에 침투하여 수차 첩보활동을 해온바 있는 대북 첩보특수공작원으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특별한 형태로 특이한 군 생활을 했던 것에 대해,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사회에선 국가와 민족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기회만 있다면 목이 터져라 외쳐대면서 "여러분! 나는 진짜 북파 공작원이었소! 라고 소리치고 싶은 충동에 쌓여있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당시 군사정부로선 통치차원에서 북한군과 힘의 균형을 깨지 않는 정도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무력실력행사가 필요했을 거고, 또한 군사정전협정을 위반하지 않고 북한군의 도발행위에 상응한 보복조치를 했어야 되었음이며, 최전방 국군의 저하된 사기문제를 해소시키기 위해 특수군사행동이 불가피하게 필요했음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군정보사령부에서 (육군첩보부대) 물색요원들을 동원하여 민간인을 온갖 감언이설로 포섭했고 제한된 특정지역 산 속에서 인간의 최대 한계점까지 피와 땀으로 얼룩져진 특수훈련을 1년 동안 받게 하여 미군이 (U2고공정찰기)촬영 제공한 북한의 정밀사진을 토대로 북한의 특정지역에 첩보요원으로 침투해 특수공작활동을 성공리에 수행해 왔습니다.

사회에서 선량한 민간인으로 19세의 나이에 어차피 가야될 군대라면 빨리 같다와야 8남매의 장남으로서 찌들은 가사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리란 생각으로 물색요원의 속임수에 설마 국가기관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리란 판단에 쉽게 지원을 했던 것입니다.
허나 천인공로 할 거짓과 위선과 허구로 뭉쳐진 첩보기관 일 줄은 전혀 몰랐던 것입니다.
0. 특수임무수행 유형에 따라 70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고,
0. 해고 할 때는 국가기관에 (5급 갑 수준) 취업도 약속했고,
0. 사회정착에 필요한 가옥 한 채를 양도할 것도 약속했고,

그러나 군 문을 나설 때, 이들이 약속한 사항은 무엇하나 실현된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직 살아서 부모형제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에 만족해야 했고, 부상당하여 불구가 된 몸으로 사회로 내몰렸으며 인간으로서 겪어야 했던 경험을 돌이킬 수 없는 기억 속에 자리잡아 눈앞에서 허우적대는 적병들을 근접거리에서 확인사살을 했던 기억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새록새록 되살아나, 깊은 잠이 들 때면 확인 사살한 적병들이 떼지어서 낮과 곡괭이를 휘두르며 내게 덤벼들기를 반복합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상의 상흔 속을 헤어나지 못해 고통스런 기억 속에서 식은땀으로 목욕을 하는 점이 잠자리의 고통으로 가장 괴로운 시간일 뿐입니다.

반면 경제적으로 살기 힘들 때와, 군에서 만신창이가 된 육신의 고통이 가중될 때, 장애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단순노무를 처리 못해서 손해를 볼 때, 장애는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불편함이 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은 당사자만이 겪는 고통일 뿐입니다.
최근에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북파공작원 관련 보도가 활기를 띄웠기에 이를 기회로 피해 당사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명예회복을 외쳐대지만 국가기관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요지부동으로 딴전만 피우고 있고 약간의 위로보상금으로 때우려는 형국을 취하고 있어 국가가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짓을 또다시 하고있습니다.

보훈 공무원과 의료진 여러분!
수일 전 (3월26일) 서울보훈병원에서 실시한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었습니다. 북파공작원으로 활동할 때인 68년10월0일 오전07:45분 상황전개 하여, 저녁 해질 무렵까지 10여 시간 동안 펼친 적병납치 임무수행 작전은 적의 장교로부터 권총사격을 받아 왼팔에 관통총상을 입고 "좌상박부 척골 및 정중신경마비" 병명과 탈출 중에 추격병들의 집중사격으로 "좌복부 관통총상"을 다시 입게 되었으며 많은 출혈로 탈진된 상황에서 비틀거리며 북방한계선을 걸어나오다 칡넝쿨에 발목이 걸려서 약간의 낭떠러지에 거꾸로 매달렸다가 바닥으로 떨어질 때 허리에 큰 충격을 받았던 점 때문에 사회에서 오래 동안 고생을 해왔습니다.
어렵게 사회생활 하면서 자비로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96년에야 보훈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어 동년 11월말에 허리에 대한 수술을 서울보훈병원에서 받았던 것입니다. 20년이 넘도록 보훈병원의 치료혜택을 전혀 모르고 지내왔기에 본인으로선 사회와 벽을 쌓은 탓 때문에 더욱 어렵게 생활해 왔던 것입니다.

또한 군에서 총상을 입은 복부관통총상 역시 국가보훈처 기록에서 누락된 점을 발견하고 해당 서울북부보훈지청에 이의신청을 하여 98년 국무총리 행정신판위원회에서 뒤늦게 전상으로 인정받은바 있으며, 이를 입증하려고 행정기관을 출입하는 것이 스스로 자신이 원망스러워 포기하려 했으나 명예와 관계된 사항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북방한계선을 탈출해 오다 다친 허리부상은 본래 강인한 체력을 유지해온 본인으로선 젊은 시절은 고통을 참고 견뎌냈으나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약화된 허리를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서 작년5월경 국군정보사령부에 허리부상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여 국가보훈처에 추가상이처로 인정하여 줄 것을 자료로 확인하는 절차를 수개월동안 여러 증빙자료를 근거하여 금번에 어렵게 추가상이처로 인정받고 상이 등급구분 신체검사를 받았으나,

금번 신체검사 현장에서 느낀 감정은 큰 실망감으로 망연자실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신경외과 전문의사가 벌꺽 화를 내면서 큰 목소리로 (X레이 MRI) "필름을 분류해서 가져와야지 이렇게 다가져 오면 우리보다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참으로 당황스럽고 신경질적인 말에 "아니 내가... 어떻게 X레이 필름에 대해서 잘 알겠습니까?" 전문적인 지식도 없이 그 동안 보훈병원에서 치료받기 위해 촬영하여 보관중인 필름을 방사선실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잠시 빌려온 것뿐인데 어쩌란 말인가, 의사는 잠시 신검서류를 들춰보더니 "4~5번 디스크를 수술한 점은 알겠지만 전방위측 퇴행성 디스크는 우리가 인정 못하니까 그렇게 아세요!" 도대체 무슨 내용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었고, 내가 마치 빚진 채무자인가 한결같이 퉁명스런 신경외과 신검의사의 말투에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강당에서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해 되새기면서 체념석인 표정으로 아픈 허리 통증을 참으며 구석에 안아있었다.

당일 신검에 대한 결론은, 그 동안의 경과사항이 70년대에 최초 국가유공자 등록했을 때,
당시 왼팔의 신경마비 상태는 지금보다는 훨씬 좋았다. 때문에 상이 등급이 낮게 적용됐고
20년 넘게 보훈병원에서 국비로 치료를 해주는 사실을 모르고 출입을 안 했기 때문에 여러 군데 상이 처에 대한 병원진료기록이 현재 전무한 상태다. 군의 병상기록 역시 "북파공작원" 과 관계된 특수보안사항을 이유로 민간병원에서 가명으로 치료받은 기록은 전혀 찾을 길이 없다. 이런 이유로 같은 날 북한지역에서 부상을 입은 복부총상과 탈출중 허리부상은 오늘날 30년이 넘은 세월에 멸시와 천대를 받아가며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애써 그 사실을 인정을 받으려는 처량한 내 모습, 본의 아니게 신체검사의 제도적 모순점이 나를 상습적인 신체검사 꾼으로 만들어 놓고 신검에 대한 많은 서류를 대하는 신검공무원과 의사들은 현장에서 슬쩍 서류를 보는 둥 마는 둥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온다. 앞서 거론한 신검상황을 예로 지적하며, 지금 나는 과연 옳은 일을 하고있는가? 하지 말고 그냥 있을 것을... 하는 푸념 속에 후회와 함께 또다시 국가에 대한 심한 배신감이 솟아나고 있다.

영문모르고 신검 받으러 나온 예비 국가유공자들께 무슨 상황이 벌어지는지 충분히 짐작이 갈 수 있는 실정이 눈앞에서 펼쳐져, 나는 국가유공자예우등지원에관한법류중 신체검사부분에 대해 전면적인 제도개선을 요청하면서 국가보훈처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신체검사였다고 스스로 내세우며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그릇된 사고력을 버리지 않는 다면 그런 국가기관은 경쟁사회에서 끝없이 불필요한 소외기관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근 일년 가까이 어렵사리 여러분이 수고를 해서 나의 부상사실을 입증하는 증빙서류를 만들었던 것을, 일개 자격미달의 경망스런 새파란 의사 때문에 그리고 신검제도의 모순점이 또다시 뒤안길에서 지난 과거를 회상해야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니, 분한 마음보다도 국가보훈처의 보훈행정에 대한 깊은 불신감과 우려감에 불필요한 규약과 규정 때문에 국가를 위해 전투 중에 입은 상이 처가 몇 군데가 되어도 오직 많이 다친 한곳만을 인정하겠다는 제도적 모순은 권투에서 잽을 연속 맞으면 KO가 된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국가보훈처의 신체검사와 신검을 담당하는 의사는 얄팍한 전문의학적 지식을 기초하여 신뢰할 수 없는 언행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지 말기를 충고한다.
총탄이 날아오는 전선에서 조국을 위한다는 미명아래 희생된 수많은 북파공작원 중에 구사일생으로 귀환해온 생존요원들이 국가보훈처와 의사들의 그릇된 편견이나 그들 젊은 세대가 느끼는 "북파공작원"을 보는 시각과 견해 차이로 인해 음지에서 국가의 특수보안을 이유로 통한의 긴 세월을 어디다 말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시절로.... 또다시 인생의 뒤안길로 걷게 한다면 국가적으로 후 세대 젊은이들의 애국심에 보이지 않게 손상을 입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국가 보훈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편견이나 편중에 치우쳐선 안 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우쳐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특정인에 대한 그릇된 시각차이로 편견이나 편중에 힘을 실었다면 국가의 막중한 보훈 업무를 책임진 해당공무원은 도덕적인 측면에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며, 국가보훈처의 보훈 공무원은 국가기관의 어떤 공무원보다도 부상당한 신검국가유공자 들을 대함에 있어 성직자와 같은 자세로 봉사하려는 원론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

대한민국"첩보요원"전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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