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이강일, 위원단 30명-자문단 44명 구성…황기철·우원식·이종찬 참여 가닥
‘독립·호국·민주’ 유공자들은 물론 ‘현역 제복 영웅’ 군·경찰·소방 예우도 강화 목표
국감 끝나는 10월말~11월초 공식 출범…“과거·현재·미래 통합하는 보훈 정책 설계”
李대통령도 DMZ 사고 장병 만나 ‘충분 예우’ 약속…“보훈 예우는 군 사기와 직결”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보훈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보훈정책특별위원회(보훈특위)'를 출범시킬 계획으로 확인됐다. 이강일 의원을 위원장으로 사실상 실무진 구성이 마무리됐으며 위원단 30명과 자문단 44명의 거대 조직으로 구성된다. 아덴만 여명작전 영웅인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전 해군참모총장)과 12·3 비상계엄 해제의 주역 중 한 명인 우원식 전 국회의장, 그리고 독립 유공자를 대표하는 이종찬 광복회장 등을 고문으로 섭외하는 방안도 내부에서 검토 중이다.
특위는 '독립·호국·민주화' 3대 유공자 중심의 기존 보훈 영역을 군인·경찰·소방 등 '제복 유공자'까지 확대하고,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는 데서 나아가 현재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로 장병 예우와 군 사기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여당이 보훈을 국정의 주요 의제로 전면 내세우겠다는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2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위원장으로 내정된 이강일 의원을 중심으로 보훈특위 출범을 위한 조직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전현직 의원들과 유공자 유족, 보훈 정책 전문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민홍철·유동수·김용만·부승찬·김준혁·김남희·김동아 의원과 정은혜 전 의원 등의 참여가 확정됐다. 특위 관계자는 "현재 조직 구성은 거의 다 마무리됐고, 국감 직후인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직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독립·호국·민주' 보훈의 세 축을 상징하는 인사들을 한데 모으는 구상이다. 호국 분야에서는 해군참모총장 출신으로 군과 보훈 의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이 핵심 거론된다. 또 민주화 분야에선 민주항쟁 경험을 가진 정치인이자 12·3 비상계엄 정국에서 국회 대응을 이끈 우원식 전 국회의장, 독립 분야에선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을 고문으로 섭외하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특위가 운영 계획안을 통해 내세운 핵심 목표는 크게 ①국가보훈 정체성 확립 ②보훈 가치의 외연 확대 ③보훈 패러다임의 전환 세 가지다. 단순히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독립·호국·민주화 유공자의 희생을 기억하는 동시에 현재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제복 영웅' 현역 근무자까지 보훈 강화의 영역에 포함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보훈정책 시스템을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축으로 통합해 설계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과거를 상징하는 독립·호국·민주화 유공자들의 예우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고령 보훈대상자들과 군인·경찰·소방 등 제복근무자, 부상 제대군인까지 보훈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에는 보훈을 역사·시민교육으로 확장하고 유공자의 경험 기록과 후손 참여, 디지털 아카이브 등을 연계한 '살아 있는 역사교육'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보훈을 '보상'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점도 핵심 목표다. 특위는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이들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을 넘어, 그 정신을 제도와 교육으로 계승하는 것을 국가의 지속적인 책무로 규정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처럼 영웅 예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반을 고취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보훈단체와 보훈가족 간 소통·연대를 강화해 '하나 된 보훈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특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가유공은 독립·호국·민주화 유공 등 역사적 유공을 중심으로 봤다면 이제는 제복 유공이라는 가치를 더 깊게 예우할 필요가 있다"며 "군인이나 경찰, 소방 등 제복 유공자가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상해를 입었을 경우 이 부분을 조금 더 깊게 예우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국가 공동체의 귀중한 자산인 보훈의 가치를 제대로 만들고, 미래 세대 교육으로 이어가는 부분도 강조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근 DMZ 지뢰 폭발사고로 부상당한 장병들의 예우 문제도 특위 출범과 맞물려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앞서 9월21일 DMZ 수색로 개척 과정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장병 3명이 다치자, 이재명 대통령은 9월30일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부상 장병과 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부상자들의 치료와 재활뿐 아니라 군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충분히 예우하겠다. 이들이 충분히 예우 받지 못하는 경우 군의 사기와 직결되니 반드시 챙겨 달라"고 강조했다.
특위가 제복 유공자를 별도의 핵심 축으로 설정한 것도 이 같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특위 운영안에는 부상 제대군인의 치료·재활·교육·취업·사회복귀를 연계한 통합지원체계 구축도 명시돼있다. 관련해 특위 관계자는 "DMZ 사건에서 부상당한 장병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이다. 이런 분들의 예우를 강화하는 정책 마련도 특위를 통해 추진하고 폭넓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