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 가혹행위·익사' 의무복무자, 26년 만에 보훈보상대상자 인정
등록 2025.07.29 10:00:00
수정 2025.07.29 10:06:25
중앙행심위, 등록 거부 보훈지청장 처분 취소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휴가를 나와 선임병에게 폭행을 당한 후 익사 사고로 숨진 의무복무자가 26년 만에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고인이 휴가 기간 중 군사시설이나 부대 밖에서 개인적인 일로 발생한 사건에 의해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을 거부한 보훈지청장의 처분을 취소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1999년 5월 휴가를 나와 동갑인 분대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그와 같이 이동하던 중 함께 한강에 입수했다가 익사 사고로 숨졌다.
A씨의 부모는 사고가 발생한 지 약 21년 후인 2020년 2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요청했으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는 사고 발생과정에서 군 복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국방부 장관에게 A씨의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재심사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A씨가 휴가 중 순리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귀가하다 사고로 사망한 사실은 공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해 2024년 순직 결정했다.
이후 청구인은 2024년 10월 관할 보훈지청에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신청을 했으나, 관할 보훈지청은 A씨가 휴가 기간 중 영외에서 개인적인 일로 발생한 사건에 의해 사망했다며 지난 2월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거부처분을 했다.
중앙행심위는 사망사고의 전반적인 경위와 과정이 군 복무 과정에서 발생하고,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고인이 사망하게 된 일련의 과정이 복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진상규명을 결정한 점, 의무복무 중 사망한 사람에 대한 국가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보훈보상자법령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인에 대한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거부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이 사건은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처분에 대해서도 행정심판이 제기됐다. A씨는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보호와 직접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국가유공자 등록 거분처분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