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독립 전쟁에 대한 찬반 이견도 갈등의 요인

[다카=AP/뉴시스] 구자룡 기자 = 방글라데시에서 독립전쟁 유공자의 가족에게 공직할당제를 주는 판결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15일 전국적으로 벌어져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 과정에서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15일 다카 외곽 사바르에 있는 자한기르 나가르대 학생들은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에서 싸운 사람들의 가족에게 주는 정부 일자리 할당제를 종식시킬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정부 지지 학생 단체와 반정부 학생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충돌로 번져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곤봉을 휘두르며 진압에 나섰다. 시위는 이튿날 오전까지도 계속되면서 수십명이 부상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여성, 장애인 및 소수 민족을 위한 정부 일자리 할당제가 시행됐으나 2018년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발이 있어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달 방글라데시 고등법원은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해서는 30% 할당을 회복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새로운 시위를 촉발했다.

시위대는 장애인과 소수 민족을 위한 6% 할당제에는 찬성했지만 독립전쟁 영웅의 후손에게는 반대했다.

대법원은 지난 주 고등법원의 명령을 4주간 중단했고 대법원장은 시위자들에게 수업으로 돌아가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은 4주 후 이 문제에 대해 판결할 것이라고 밝혔고,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이 문제가 이제 대법원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법원은 정부의 거수기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자신을 지지하는 친정부 단체 회원들의 자녀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한 의료기관 책임자는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50명 이상이 자한기르 나가르대 근처의 에남 의대 병원에서 밤새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중 최소 30명은 산탄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하시나 총리의 집권 아와미연맹(AL)의 학생 지부인 차트라 연맹이 16일 평화적인 시위대를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방글라데시의 모든 주요 정당은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학생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시위대는 16일 오전 일찍 대학 부총장의 관저 앞에 자리를 잡았고 나중에 경찰과 집권당이 지원하는 학생 지부가 시위대를 공격하면서 폭력이 확산되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고위 경찰 간부인 압둘라힐 카피는 영자 신문 데일리 스타에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해 최루탄과 공포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 15명의 경찰관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15일 다카에서 있었던 충돌에서 100명 이상의 학생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는 하시나 총리의 부친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지도하에 아와미연맹당이 인도의 도움을 받아 독립 전쟁을 이끌었다. AL은 1971년 전쟁 영웅들의 가족들에게 공직을 할당하는 것을 지지한다.

독립 전쟁 당시 하시나의 최대 라이벌이자 전 총리인 칼레다 지아가 이끄는 방글라데시 민족주의당과 권력을 공유했던 자마트-에-이슬라미당은 독립 전쟁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파키스탄 군대가 독립 지지 세력과 싸우는 것을 도왔다.

독립 전쟁에 대한 찬반 이견도 해소되지 않은 것이 갈등과 마찰의 요인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출처 뉴시스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0716_0002813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