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자 의무고용률 저조…KT·현대차·현대重 '양호'

2012-10-12 10:45

[뉴스핌=최영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국가유공자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유공자 의무고용비율이 법정기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헌법(제32조 제6항)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은 우선적으로 근로의 기회를 부여 받는다'고 보장하고 있다. 또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보훈관련 7개 법령에 의해 의무고용이 법제화되어 있다.

국가유공자예우법에 의해 국가기관은 기능직공무원 정원의 20%, 사기업체는 전체 고용인원의 3~8%의 범위에서 우선 고용해야 한다.

◆ 돈 많은 대기업, 과대료 내면 그만(?)

하지만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같은 취지를 무시하고 국가유공자 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유공자 고용률은 평균 61% 수준이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이 상당수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 규모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고용률은 27.9%로 고용인원 10대기업 중 '꼴찌' 수준이다. 매년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을 자랑하고는 있지만, 정작 국가유공자를 고용하는 데는 인색한 셈이다(표 참조).

LG그룹 대표기업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37.9%와 22.7%로 챙피한 수준이다. 농협도 55.5%에 그쳤으며, 기아차(71.9%)와 국민은행(73.1%), 현대차(78.9%)도 법정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10대 기업 중에는 KT가 114.7%로 유일하게 법적기준을 지켰으며, 현대중공업도 82.5%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주요기업들의 이같은 행태는 '법정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그저 과태료만 물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과태료 부과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가 유공자 고용의무를 지키지 않은 기업체에 부과한 과태료는 지난 3년간 고작 13건에 불과했다.

김기식 의원은 "국가유공자 및 유족에게 우선적 근로 기회를 주기 위해 고용비율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주요 기업들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위·방통위도 '나 몰라라'

국가 유공자들을 외면하는 행태는 정부기관도 마찬가지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1122개 국가기관의 경우 채용 법정인원이 1만 1479명이나 실제 취업인원은 6622명으로 고용률이 57.7%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단 1명도 고용하지 않아 헌법의 취지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도 7.7%에 그쳐 심각한 상황이다.

그밖에 지식경제부(18.6%)와 조달청(33.3%), 공정거래위원회(50%), 경찰청(55.3%)도 정부기관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국무총리실(66.7%), 중소기업청(70%), 기획재정부(60%), 보건복지부(62.5%), 감사원(80.0%)도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기식 의원은 "국가기관과 기업체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국가보훈처는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 및 업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적극 부과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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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