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독립운동가 후손,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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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독립운동가 후손,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박민수 0 1,133 2012.08.1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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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김도란 | 입력 2012.08.14 22:24
【수원=뉴시스】김도란 기자 = 대한민국이 광복 67주년이다. 67년 전 민족의 해방과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의 후손 조길성(51)씨를 14일 과천의 한 보리밥집에서 만났다.

그는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지를 들려줬다.

"해마다 돌아오는 광복절이면 많은 생각과 감정이 교차합니다. 이렇게 갈라진 나라를 위해 선조가 독립운동을 한 게 아니었을 텐데요. 사실은 진짜 광복절은 남과 북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 온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되기 전까지 광복절은 광복절이 아닌 거죠."

조씨는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험난한 인생역정을 걸어왔다. 요즘은 유공자가 지녀야 할 자부심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현실에서 느끼는 절망감이 더 크다고 했다.

평안북도 의주 출신으로 조부 고 조태환 씨는 1920년대 만주 일대에서 오동진 장군과 더불어 독립군을 이끌었다. 조씨의 외조부 고 이강 씨는 안중근 의사의 뒤에서 독립운동을 돕고, 당시 독립운동 소식지였던 '대동공보'와 '해주신문' 등을 발간했다.

조씨의 조부와 외조부는 건국훈장 애국장과 건국훈장 독립장을 각각 추서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국가유공자로 등록돼있다.

"당시 집안의 땅을 다 밟으려며 몇 날 며칠이 걸릴 정도였다고 해요. 하지만 그 땅을 모두 판 거죠. 그리고 그 척박한 만주땅에서 독립운동을 시작하셨어요. 노비문서를 불태우고 자유의 몸으로 풀어줬지만, 할아버지를 따랐던 그 노비들과 함께요."

그는 부잣집에서 태어난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위해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떠났던 일화를 자랑스럽게 들려줬다.

그러나 조씨가 걸어온 인생은 누구보다 험난했다. 해방 후 조씨 가족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부모의 이혼으로 2살 때부터 조모와 함께 산 그는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넝마주이(넝마나 헌 종이, 빈 병 따위를 주워 모으는 사람)로 연명했다. 가족과도 뿔뿔이 흩어졌다. 할아버지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 같아 국가유공자 신청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져 어쩔 수 없이 신청했다.

"1995년에 넝마주이 생활을 그만두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수원 보훈지청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당시 직원이 '대기업 인사과에 좋은 자리가 있는데, 소개해줄 테니 6개월 치 월급과 보너스를 자신에게 달라'는 거예요. 치욕스러운 생각이 들어 바로 박차고 나왔죠. 그리곤 주차직원으로 8년여를 일하고, 막걸릿집을 운영했어요. 그 뒤론 시를 배워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씨가 현재 국가에서 받는 돈은 한 달에 150만원이다. 조부가 나라에 기여한 공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그는 후손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존경심이 더 아쉽다고 지적했다.

"국가유공자 후손이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도록 품위유지만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윤봉길 의사의 외손주도 노숙인 생활을 하다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국가유공자들의 후손이 자신들의 조상이 몸바쳐 지킨 나라에서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가 많은 관심을 둬줬으면 합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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