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6·25 전사자(戰史者)의 ‘목숨값’으로 5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국민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국가가 전사자 유족 눈앞에 5000원 한장을 흔들며 비아냥대는 게 아니냐는 격앙된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18일 실명으로 운영되는 국가보훈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5000원 목숨값’을 질타하는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대명천지에 이래도 되느냐’며 참담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보훈처는 표현이 거친 몇몇 글은 삭제하고 있다.
노한휘씨는 ‘우리가 애국(愛國)을 하면 안 되는 이유’라는 글에서 “애국을 한다고 독립운동하니 3대가 빌어먹는 것이 현실”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애국하고 5000원짜리 목숨, 자손이 헐벗을 바에야 매국(賣國)을 해야 한다. 그래야 잘 산다”면서 보훈정책을 비꼬았다.
박상웅씨는 “5000원을 주느니, 차라리 전사자 무덤에 칼을 꽂으라”면서 “보훈처가 고인을 능욕(凌辱)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건우씨는 “(공무원들은 사망보상금으로) 5000원을 적어 넣으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느냐”면서 “나라를 위해 장렬히 전사하셨으니, 그 예우로 순댓국밥이나 한 그릇 먹으라는 뜻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안현진씨는 “이런 보훈정책을 행여나 하고 기다려 온, 40년 세월이 너무 아깝다”면서 “국가유공자 증서를 반납한다”고 썼다. 김종윤(61)씨는 “나도 공무원 출신이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훈처 직원들은 거기 왜 앉아 있는지 알고나 있는 것이냐”면서 “5000원 한장을 유족 눈앞에서 흔들며 모욕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