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를 가지 못했던 단 하나의 이유

해병대를 가지 못했던 단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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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를 가지 못했던 단 하나의 이유

표문환 7 1,058 2014.05.17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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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국사모 회원 여러분.

저는 올해 2월에 보훈보상대상자7급 재해부상군경입니다.

저는 2003년 2월 고등학교 졸업 후

남자라면 해병대 지원해서 빡 쌔게 군생활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해병대 지원 하려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해병대 자원입대 하겠다고 얘기꺼내니, 어머니께서 절대 해병대 지원하지말라고 손사래 치셨습니다.
그래도 전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어머니는 또 다시 가지말라고 몇 번을 실랑이 끝에 어머니께서 단 한 번도
외삼촌얘기를 꺼내신 적이 없었는데. 그 때 처음 외삼촌얘기를 하셨습니다.

너의 왜 외삼촌이 해병대가서 타살로 돌아가셨다.

네 외삼촌이 해병대에서 돌아가셨는데, 내 아들도 해병대가서 죽는 꼴에 내가 보고싶겠냐? 어미 가슴에 못 박지 말아라.

그 얘기를 듣고 저는 해병대 가겠다는 말을 못하였습니다.

왜 삼촌이 어떻게 타살 되셨냐고 여쭤보니, 어머니께서 가슴에 묻어 두셨던 말씀을
조심스레 꺼내셨습니다.

내 오빠 (네 외삼촌)은 키가 워낙 크고 발이 워낙 커서 그 때 당시 군복과 군화가 맞는 치수가 없었다. 그래서 군화가 외삼촌 발에 안 맞아 잘 뛰지 못하셨고,
네 외삼촌은 구보, 훈련, 만하면 뒤쳐지셔서 소대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다고

그 이유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군대는 한 사람이 잘 못하면, 소대전체의 책임이니,
외삼촌 때 문에 매일 기압을 받게되어 삼촌만 보면 싫어했고,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기때 문에 소대 소속된 어떤 분이 네 외삼촌을 총으로 쏴 죽였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그런데.. "더 놀라웠던 사실은" 외할아버지 친구분이 군대 스타셨는데..

입대전 친구분께 우리아들 잘 좀 부탁하네..라고 하고 말씀하셨고, 친구분은 걱정말게 내가 잘 보살피겠네..라고 말씀하셨다는데...

그러나 군대 입대하고 얼마 안되서.. 친구분이 집으로 찾아와서 자네 아들이
군대 적응 못해서 자살했네..라고 말했다는군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큰이모,작은이모와 저의 어머니는 유가족 신분으로 군대로 달려가서 외삼촌에 모습을 보니,,

이마에 총구멍이 크게 뻥 뚫려 있었고, 이마속에 솜을 가득 넣어있었다는군요..

그 당시 어머니께선 중학생이셨는데 교련수업시간에 배운 것이 떠올랐다는데" 총은 쏘게 되면 빙글빙글 회전을 하기때문에 "총알이 들어간 구멍을 작고 총알이 밖으로 나온 구멍은 크다 라고 배우셨다는데.

어머니 생각에 교련시간에 배운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이 것은 분명히 "자살이 아닌 타살"이다.. 라고 결론을 내리셨다네요

"외삼촌께서 자살하셨다면" 이마에 총구멍이 작고 총구멍 나온 뒤통수쪽이 커야 되는데 그 반대로 되어있었다고..

"자살하려면 총구를 앞에서 싸야지" 어떻게 " 자신의 뒤통수에 쏠수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중에 외할아버지께서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셨다는군요.

"자네 아들은 군생활 적응못해서 자살했네" 라고 했던 말이 "거짓말" 이라는 것을 아셨다고..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 더 괴로워하셨다는데..

그 후로 외할아버지는 자기 자식하나 지켜주지 못한 죄인이라고, 괴로워하시면서,
매일 술 잡수셔서,속병으로 일찍 돌아가셨다네요.

전 외삼촌도 본적이 없고, 외할아버지도 본적이 없습니다. 사진도 없었고, 얘기들어본 적도 없었지만, 제가 해병대 지원하겠다고 얘기한 그 순간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얘기를 하셨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이 나오네요.

그래서 저는 해병대 못가고 육군지원해서 갔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제가 군대 입대한 이후로 한 숨도 잘 못 주무셨고,
낮이나 밤이나 군대에서 아무일 없기를 기도만 하셨다네요..

근데 제가 군대에서 무릎 반월상연골판 파열과 허리 디스크(1천추간 5번디스크 탈출증)
부상을 입으니 가슴이 많이 아파하셨습니다.

제가 전역한지 9년됐지만..
외삼촌에 대한 깊은 상처때문이신지... 어머니께선 군대 라는 군 자만 나와도 몸서리 치게 괴로워 하셨고, 가족들과 tv볼때 혹 군대나오는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 라고 하십니다.

2005년도에 군전역하고 2013년도까지 등급미달로 괴로워하는 저를 지켜보는
어머니한테 많이 미안해 했었는데, 국가유공자는 아니지만,

올해 2월 보훈보상대상자 7급을 받았을때
어머니가 저에게 했던 말이 기억에 나네요


" 삼촌 대신에 네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는구나"




Comments

아파치롱 2014.05.17 09:02
꼭 국가유공자 인정 받으셔서 어머니,외삼촌,외할아버지의 한 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시길 빕니다.
잘나가 2014.05.17 11:18
《Re》아파치롱 님 ,
네 ^^ 감사합니다
민수짱 2014.05.17 15:42
힘내시구요.
현재로서 외삼촌에 대해선 더이상 조사가 불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잘나가 2014.05.17 22:09
《Re》민수짱 님 ,
외가쪽에서 아무도 국가유공자 신청은 한적이 없습니다.

몰라서 안하신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신청하려고 어머니께 부대 어디냐고 여쭤봐도 잘모르겠다고 하시고..

어머니는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하는데..부대도 모르고 어떻게 접근 해야 되는지 아직 모르겠네요..
마늘쫑사단 2014.05.25 05:43
《Re》잘나가 님 ,
외삼촌이시니깐 동사무소 가셔서 어머님, 외할아버지 제적등본으로 외삼촌 제적등본 확인 - 외삼촌기록확인 - 병무청확인 - 병적증명서로 국방부 조회 - 국방부 정보공개청구 - 국가보훈처 신청 (문제발생시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의뢰)

제적등본 : 2008년 1월 1일 가족관계등록부 전환, 이전 호주의 사망·국적상실 또는 전적·호주 승계 등에 따라 폐지된 호적부.
잘나가 2014.05.25 17:33
《Re》마늘쫑사단 님 ,

어떻게 접근하는지 몰라서 손 놓고 있었는데...마늘쫑사단님께서
정확한 방법을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머니께서 할수있으면 해달라고 했는데...
말씀드려야겠네요.. 어머니께서 기뻐하시겠네요.. ^^

삼촌을 위해서 제가 신청 한다는거 자체가 기쁘네요
kireistar 2014.05.26 11:50
《Re》잘나가 님 ,

안녕하세요. 연합뉴스 사회부 기잡니다. 이번 현충일을 맞이해 기획기사 아이템을 찾다가 선생님 글이 눈에 띄여 답글을 답니다. 자세한 사연을 들을 수 있을까요. 외삼촌 분의 국가유공자 신청도 어떻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sojungpark(골뱅이)yna.co.kr로 연락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0505-379-8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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