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의사 없다, 딴 병원으로"…국가유공자 유족 수술 거절한 보훈병원

[단독]"의사 없다, 딴 병원으로"…국가유공자 유족 수술 거절한 보훈병원

자유게시판

[단독]"의사 없다, 딴 병원으로"…국가유공자 유족 수술 거절한 보훈병원

민수짱 2 1,825 04.16 12:05
카카오채널 추가하세요 | 카카오톡상담 | 국사모 유튜브채널 구독
국사모블로그 | 국사모페이스북 | 유공자상패주문 | 유공자표구액자
보훈등록 신체검사 안내 | 보훈등록 신체검사 상담 | 국사모 쇼핑몰
[단독]"의사 없다, 딴 병원으로"…국가유공자 유족 수술 거절한 보훈병원
보훈병원 진료 차질 첫 사례…나이 요건 안 맞아 위탁 지원도 안돼
6개 보훈병원에 전공의 9명 남아…"긴급 지원제도 활용해야"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2024-04-15 05:30 송고 | 2024-04-15 08:24 최종수정

약 2개월간 이어진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가 고령인 보훈 대상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보훈병원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수술할 의사가 없어 환자를 거부하는 사례까지 확인됐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 입원실에서 뉴스1과 만난 천 모 씨(72)는 "어떻게 공공병원인 보훈병원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휠체어 타고 국가보훈부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하려고 했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천 씨는 1994년 경찰이었던 남편 원 모 경위(사망 후 경감으로 승진)가 순직한 후 부산에서 홀로 자녀를 키워내고 4년 전부터 전남 완도군 금일도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7일 오후 2시쯤. 반찬거리를 만들기 위해 채소를 씻으러 바닷가에 나간 천 씨는 그만 이끼를 밟고 미끄러져 오른쪽 고관절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끔찍한 통증으로 일어서지도 못하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던 상황. 천 씨는 "꼼짝도 못 하고 있는데 밀물이 들어오고 있었다"며 "주머니에 휴대전화라도 없었으면 그대로 물에 잠겨 죽을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119에 전화해 기사회생으로 구조된 천 씨는 아들이 살고 있는 서울에서 치료받기를 원했다. 당시 일요일이라 급히 응급실 내원을 문의하는 천 씨 아들에게 중앙보훈병원 측은 "응급실 자리는 있지만 전공의가 없어서 언제 수술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천 씨가 구급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4~5시간 동안 아들은 이곳저곳 전화를 돌리며 수술이 가능한 정형외과를 찾았다. 그렇게 겨우 찾은 병원에 천 씨가 입원한 시각은 밤 10시 30분이었다. 사고 발생 후 8시간 30분 만이다.

천 씨는 현재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제는 병원비가 걱정이다. 국가유공자 유족은 보훈병원에서 치료받을 경우 진료비의 60%를 감면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훈병원에서 진료받지 못했기 때문에 천 씨는 800만 원 상당의 수술·간병비를 비롯해 62만 원의 사설 구급차 비용까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천 씨는 "지난 2000년에 부산보훈병원에서 왼쪽 종아리 수술을 받았을 때는 진료비 60%를 환급받았다"며 "그것만 믿고 20여 년간 따로 실비보험이나 사고보험을 들지 않았는데 보훈병원에 의사가 없어 진료를 못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 유족이 보훈병원에서 위탁한 타 병원에서 진료받고 진료비 감면 혜택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나이가 '만 75세 이상'일 때만 적용된다. 천 씨는 1952년생으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기준 전국 6개 보훈병원에 소속된 전공의 68명 중 59명(86.7%)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지를 이탈한 상황이다. 6개 보훈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불과 9명으로, 1개 병원에 2명도 안 되는 전공의만 남아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달 15일 기준 올해 입사 예정이었던 전공의 56명 중 53명(94.3%)이 임용을 포기했고,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전공의 14명 중 10명이 재계약을 포기했다.

천 씨는 의료파업이 계속되는 동안 자신과 같이 보훈병원에서 진료를 못 받은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씨는 "보훈병원은 국가가 지원하는 곳인데 진료를 못 받은 보훈 가족을 위해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사 부족 때문에 보훈대상자가 보훈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서 부득이하게 수술이나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 보훈제도 취지상 긴급 지원 제도를 임시로 활용해서 보훈병원에서 치료받는 것과 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보훈병원 측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진료 공백으로 일부 진료과의 휴일 응급수술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앙보훈병원 측은 "휴일 응급실 이송 환자에 대해서도 기존대로 보훈병원 입원 후 평일 중 응급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는 등 진료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며 "천 씨와 같은 사례에도 재난 시 의료비용 지원 등 병원비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hypark@news1.kr

출처 뉴스1 : https://www.news1.kr/articles/?5384193


Comments

청와누림 04.24 13:19
보훈병원에서 진료를 못보면 타병원에서 진료받을때 보훈병원과 100% 동일한 감면혜택을 주는게  형평성에 맞는데

예산을 핑계로 아직도 못고쳤네. 광역시 사는 사람만 계속 혜택을 받는게 맞는건지
돋을볕 05.05 17:46
위탁병원을 확대해 주세요.
그리고, 참전유공자 배우자는 유공자 본인 사망 이후에나 위탁병원 이용이 가능한데 할머니 노인네들 거동이 더더욱 불편해 지는데 주거 인근지역 위탁병원 이용을 조속히 이용토록 해 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0009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42만명 보훈급여금 조기 지급 [설 민생대책] 댓글+3 민수짱 01.16 2191 0
20008 조부 독립유공 등록한 손자… 보훈급여는 외손녀가 탔다, 왜 민수짱 01.16 1229 1
20007 인천에 미추홀군마트 입장제한 댓글+14 이퀄리브리움 01.13 3593 2
20006 충남 서산시, 보훈수당 100% 인상. 참전명예수당 월 50만원, 보훈수당 월 20만원 댓글+10 민수짱 01.12 2344 1
20005 자동차세 50%감면 댓글+5 둥굴게둥굴게 01.10 2691 0
20004 월남전 참전 유공자에게 제복 지급에 대한 소견 댓글+7 돋을볕 01.10 2440 3
20003 박민식 “‘운동권 상징’ 김민석과 ‘한국 걸어갈 길’ 놓고 영등포서 한판” 민수짱 01.09 1424 0
20002 "고엽제후유증 대상 질병 4개 추가 인정" 이건 도대체 언제 하겠다는 건지.. 댓글+2 희망드림 01.05 1632 0
20001 [정보공유] 국가유공자(상이) KTX 설 승차권 우선 예매 대상자(1월8일(월)~) 댓글+3 식스센스99 01.05 2058 1
20000 국가 유공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실효성은? 민수짱 01.05 1809 0
19999 [사설] 천차만별 유공수당, 경기도가 정리하자 민수짱 01.05 1824 0
19998 [단독] 이사장 공백에 중앙보훈병원장 사임까지…혼란 가중 보훈복지의료공단 민수짱 01.05 1132 0
19997 [2024년 보훈급여금 월지급액표] 국가유공자 상이군경 참전유공자 유족 국사모™ 2023.12.21 19962 2
19996 불공정한 참전수당 이래서야 되겠는가? 민수짱 01.03 1666 0
19995 하남시, 국가유공자 마을버스비 무료 댓글+1 민수짱 01.02 1630 0
19994 지원공상군경 2250여명 입니다. 댓글+10 미사일 01.01 3314 3
19993 분당을 출마한다던 박민식…영등포을 출마로 선회 왜? 민수짱 2023.12.27 1511 1
19992 지난 20일, 경기동부보훈지청에 들러 국가보훈등록증 재발급 미소남 2023.12.23 1702 2
19991 사퇴후 잠수타더니 50억 야무지게 끼워넣은 김기현… 올해도 쪽지예산 백태 민수짱 2023.12.22 1534 0
19990 윤, '제복영웅' 자녀들에 "대통령이 아빠노릇 잘 하겠다" 민수짱 2023.12.22 1498 0
19989 보훈부 장관 지명 이유에 대통령실 "답변 곤란"…野 "어처구니 없다" 민수짱 2023.12.20 1634 0
Category

0505-379-8669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
Comodo SS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