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들은 또 다른 죽음을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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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은 또 다른 죽음을 원치 않는다

강석진 0 786 2003.12.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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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유가족들의 단체 ‘평화로운 내일’

9.11 테러 이후 부시 정부는 그들이 일으킨 전쟁의 정당성을 테러 희생자들의 죽음에서 찾으려 했다. 그러나 정작 9.11 테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이러한 전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미국의 주장대로 그들의 고통을 줄였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11월 29일 방한한 데이비드 포토티(David Potorti)씨와 한국 시민-평화운동가와의 간담회에서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데이비드 포토티씨는 9.11 테러에 의해 희생된 유가족들의 모임인 '평화로운 내일(Peaceful Tomorrows)'의 창립자이자 공동 간사로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을 직접 방문하며 테러와 전쟁에 대한 비폭력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포토티씨는 "(당시) 미국 정부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미국시민들에게 또 다른 인권침해가 일어나도록 했다”며 “테러에 대해 또 다른 재앙, 즉 폭력으로 다시 전쟁을 부르는 방식이 아니라, 평화라는 대응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단체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평화집회에 참여한 후 "미국에서 느끼는 것을 일본에서 느낀다는 것이 걱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선 양국 모두 역사를 부인한다는 사실이다. 자기 자신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부인한다. 일본 역시 역사교과서에서 한국과 관련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중략) 그리고 정부가 국민들의 의지와 전혀 다른 쪽으로 행동한다. 스페인, 이탈리아, 터키의 경우 국민들이 파병을 반대했지만 정부에서 파병을 추진했고, 미국 시민들 역시 2/3이상이 전쟁을 좀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음에도 정부가 전쟁을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의 생각과 상황에도 동질감을 느낀다."

정부와 언론 한 목소리, 파시즘의 부활 경계

특히 포토티씨는 파시즘의 부활을 경계하며 "미국정부와 언론이 너무 똑같다. 무엇이 진실인지 절대 알 수 없는데, 현재 일본도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가 일어난 후 미국 언론들이 보여준 태도를 살펴볼 때, 언론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간담회 참석자가 '부시의 호전적 성향'을 지적했을 때 "부시 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문제는 부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폭력적이고 군국적인 경향, 즉 폭력이 폭력을 부르는 분위기가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자세, 우리의 태도를 변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비단 미국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일본 역시 극우 정치인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들도 전쟁을 문제 해결의 방식으로 삼는 태도를 종종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시즘은 어느 국가에서든 늘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소다.

나의 아픔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기를

한 참석자가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사죄 운동에 대해 참전 군인들이 상반된 태도를 취한 것을 예로 들며, '평화로운 내일'과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유가족들과의 의견 조율에 대해 물었다. 포토티씨는 실제적으로 많은 유가족들이 이 단체에 반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설문 조사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왜냐면 미국정부가 유가족이 분노한다, 또는 전쟁에 찬성하고 있다는 식으로 변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다른 유가족들 중에서도 9.11 테러가 일어났던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평화공원을 설립하거나 평화 메시지를 포함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고, 또 비정치적이지만 보상문제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하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토티씨는 한 나라의 핵폭탄 보유가 다른 나라의 핵폭탄 보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쟁은 다른 국가의 전쟁을 야기하게 됨을 강조하며, "20세기와 또 다른 방법으로 연대해나가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 끌어안는 것도 새로운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일어난 전쟁을 통해 우리는 미국이 풀어나가는 평화의 방법이란 것이 결국 폭력과 희생을 요구하는 전쟁임을 알게 됐다. 포토티씨와의 간담회는 자신의 아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 아픔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 바로 평화와 공존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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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정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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