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보훈처장 시절 명함에 '장관급' 표시…"나 압박 차원"
등록 2023.06.15 15:09:35
국가보훈부 출범 계기 출입기자단 정책설명회
서울현충원, 갤러리·공연장·카페 등 복합문화공간 조성
3·1절·광복절,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변경 의지도 밝혀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육군회관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훈부 승격의 소회와 함께 정책 방향을 밝혔다.
박민식 장관은 "보훈부 승격을 공석·사석을 떠나 대통령실, 국회 관계자들에게 바짓가랑이를 잡고 말했다. 사실 저 자신도 이게 과연 될까 반신반의했다"며 "이전에 저에게 명함 받으신 분도 있지만 그 처장 시절 명함을 보면 국가보훈처장이라 해놓고 괄호로 '장관급'이라고 표시했다. 억지로 표내는 거 같고 볼품없이 보일 수 있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훈부 승격을 반드시 이뤄내야겠다고 저 스스로를 압박하는 차원이었다"며 "이걸 못 이뤄내면 장관급이라고 표기한게 시쳇말로 얼마나 쪽팔리겠냐 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보훈부로 승격됐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1961년 군사원호청으로 출발한 국가보훈처는 지난 6월 5일부로 창설 62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새롭게 출범했다.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1년간 보훈처장을 맡았던 박민식 장관이 임명됐다.
박 장관은 국립서울현충원의 국가보훈부 이관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동작동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이 70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이관된다"며 "정부에서 다 결정났고 정무위에서 법안이 계류 중인데, 여야 다툼이 없어 빠른 시일내 통과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업무보고나 관계부서 장관 회의나 여러군데서 얘기했는데 대한민국 국립묘지는 지난 70년간 365일 중 하루만 반짝하고 364일은 방치돼 왔다"며 "앞으로 단순한 호국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반드시 가야 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부는 서울현충원을 인프라 구축과 프로그램 운영 등 크게 두 분야로 나눠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인프라의 경우 국토부, 서울시와 협의해야 하겠지만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동작대교나 장벽처럼 돼 있는 큰 도로를 바꿀 생각"이라며 "프로그램 운영을 어찌할 것이냐는 열린 국립묘지, 다시 말해 국민들 품으로 국립묘지가 자연스럽게 자리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충원 뒷산에 오솔길이 조금 있는데 그것도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며 "수목원, 갤러리, 공연장, 카페테리아 등을 장기적으로 갖춰 국민들이 그냥 호국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문화복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초대 국가보훈부장관으로서 현재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있는 3·1절과 광복절 기념식을 국가보훈부로 이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장관은 관련 질문에 대해 "며칠전에 이종찬 광복회장께서 공식석상에서 한 말을 전해드리는 것으로 대답하겠다"며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어떻게 독립과 광복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행사가 3·1절과 광복절인데 이것을 어떻게 보훈부가 아닌 행안부에서 하냐면서 핏대를 엄청 높이며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 대다수가 3·1절과 광복절을 국가보훈부에서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것은 부처간의 싸움이 아니라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