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고엽제 고통…독거 유공자 등 세심한 정책 필요"

"끝나지 않는 고엽제 고통…독거 유공자 등 세심한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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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고엽제 고통…독거 유공자 등 세심한 정책 필요"

민수짱 0 1,894 2023.06.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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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고엽제 고통…독거 유공자 등 세심한 정책 필요"
[주말ON-지상 초대석] 최용석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울산지부 운영위원
국가보훈부 승격 첫 표창 수여자
베트남전서 피부병 등 후유증 얻어
15년간 전우 치료·보훈 신청 도와
사각지대 참전 유공자 너무 많아
남은 인생 보훈 문화 확산 힘쓸 것

19세되던 1967년 7월 베트남전에 참전한 최용석씨(75)는 노병이 되어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김동균기자 justgi999@
19세되던 1967년 7월 베트남전에 참전한 최용석씨(75)는 노병이 되어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김동균기자 justgi999@
호국 보훈의 달인 6월 국가보훈부가 공식 출범했다. 1961년 8월 5일 국가보훈처 창설 이후 62년 만의 승격이다. 국가유공자와 가족에 대한 예우·지원의 보훈 기능을 강화하고 보다 효율적인 보훈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많은 보훈 가족은 국가보훈처의 위상을 보훈 대상자의 예우로 인식하고 있어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보훈부는 몸과 마음을 바쳐 나라를 지킨 공훈에 보답하기 위해 승격 후 첫 모범국가보훈 대상자를 선정,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긴다. 울산지역 표창 전수 및 수여식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울산보훈지청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 국가보훈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된 최용석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울산지부 운영위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용석씨는 15년여간 고엽제 후유증 전우들을 보살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넉넉지 않은 상황에도 고엽제 후유증·후유의증으로 고통받는 전우를 찾아다니며 돌봄이 필요할 때 함께 했고, 정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최용석씨는 1967년 베트남 전쟁에 파병돼 고엽제 후유의증을 얻었다. 치열한 전쟁터에서 생사를 함께하고 같은 아픔을 겪게 된 전우들에 대한 애틋함이 지난 15여년간의 삶을 이끌어 왔다. 

그는 1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총알이 빗발치던 전쟁터에서 목숨을 건져 덤으로 사는 인생을 살고 있다"며 "남은 인생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우들의 존경과 예우풍토를 조성하며 보훈 문화 확산에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 국가보훈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은.
- 호국보훈의 달에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돼 기쁘다. 고엽제 피해 전우들의 복지 증진에 평생을 바친 데 보람을 느낀다. 잘 자라준 자녀들과 그동안 함께 활동했던 고엽제 울산지부 회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선행과 나눔을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겠다.

△ 지난 15여년간 고엽제 전우를 위한 활동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 고엽제 피해 전우 대부분이 형편이 어렵다. 후유증으로 인해 자식에게 짐이 될까 스스로 고립되기도 하고 사회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료를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일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차량을 지원해 신속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직접 부축하고 동행하며 안정을 취할 때까지 함께 한다.

마지막을 보낸 적도 여러 번인데 마음은 아프지만 홀로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에 안심이 된다. 또 의지할 곳 없던 전우들이 가끔씩 전화를 해 '항시 고맙다'라는 진심을 전할 때면 보람을 느낀다.

보훈 신청을 알지 못하는 전우들을 찾아가 신청을 돕기도 한다. 1년여간의 판정 기간을 거쳐 받은 지원금으로 어려운 살림에 도움이 됐다고 하면 뿌듯함이 크다.

△ 고엽제 후유증이 대물림되고 있다고 들었다. 전쟁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가?
- 만 19세 베트남 중부 쾅나이성 추라이 산악전선에서 해병2여대 청룡부대로 파견됐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많이 무서웠다. 함께 생활하던 전우들이 옆에서 적의 총탄에 쓰러지면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며 겁이 많이 났다.

당시 미국은 경비행기를 타고 상공에서 고엽제를 살포했다.  고엽제는 일종의 제초제로 각종 벌레와 수풀을 죽이기 위한 것인데 우리는 모기약인 줄로만 알았다. 뿌려지는 고엽제를 온몸으로 맞아 전쟁터에 나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고엽제를 바른 대가는 십수 년에 걸쳐 나타났고 2001년 고혈압과 피부병으로 고엽제 후유의증 경도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약을 늘 주머니에 차고 다니며 복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것은 아들까지 피부염이 옮아 고초를 겪으면서다. 현재도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며 치료받고 있다.

고엽제가 남긴 후유증은 파병 군인들에게만 남는 것이 아니라 2세 등 후손에게도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다.

△ 고엽제 피해 전우에 대한 현 정부의 지원은 어떤가?
- 아쉬움이 참 많다. 대부분 70대가 넘으신 분들이 많은데 죽음을 무릅쓰고 국가의 부름에 응해 전쟁에 참여했지만 참전 이후 국가의 보상은 아직 부족하기만 하다. 나이가 들고 혼자 사는 독거 국가유공자는 사회의 무관심에 놓여 있다. 실제로 전우들을 만나보면 일반 장애인보다도 기초수급자보다 예우가 부족한 상황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으며 질병과 싸우고 있는 모습이다.

참전유공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보상을 더욱 확대해 사각지대에 놓여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유공자가 생기지 않도록 국가가 더욱 힘써야 한다.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독거 국가유공자를 위한 세심한 정책을 마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전우들이 더 나은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 주위에 월남전 참전으로 인해 신체상의 고통을 받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대한민국고엽제 전우회 울산지부에 연락해 주길 바란다.  정세영기자 seyug@

출처 울산신문 : https://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50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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