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단체들 보훈부 승격 로비” 與의원 황당주장에 野의원들 “자발적 노력” 보훈처장 옹호
문화일보
입력 2023-02-21 09:27
업데이트 2023-02-21 10:16
정충신
與 강민국 의원 ‘보훈단체 보훈부 승격 로비설’ 주장에 박처장 “있을 수 없는일”
野 의원들 나서 “보훈단체들 보훈부 승격위해 자발적 노력” 박처장 이례적 방어
대통령 공약 사항인 ‘국가보훈부 승격’ 현안을 두고 여당 의원이 뜬금없이 “보훈단체 로비설”을 제기하자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이를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도 “자발적 노력”이라며 보훈처장을 옹호하는 등 여야가 뒤바뀐 상황이 연출됐다. 보훈단체들은 “여야가 뒤바뀌었다” “피아 구분도 못하는 여당 의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박 처장이 때아닌 언쟁을 벌였다. 여당 소속 의원과 여당 출신 기관장이 서로 언쟁을 높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을뿐더러 당일 출석한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주장에 제대로 반박을 못 한 여당 의원들이 피아(彼我)구분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를 통해 국가유공자의 80% 이상이 가스요금 경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도시가스요금 경감 지침을 보면 장애인과 기초수급자 외에 국가유공자와 독립유공자도 가스비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의원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 몰라서, 혹은 신청 방법을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유공자가 대다수 인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난방비 사각지대를 찾아내려는 노력조차 보훈처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등은 차상위계층 누락자 발굴 노력을 하는데 보훈처는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처장은 지적에 수긍하며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 다음 질의에서 발생했다. 강의원은 뜬금없이 “그러면서 뭘 처에서 부로 승격해달라는 것이냐, 24일 본회의장에서 반대토론 한번 해볼까요”라며 “각 보훈단체를 동원해서 부로 승격해달라고 로비나 하면서, 이런 것도 제대로 못하고 그 자리에 왜 앉아 있냐”고 질타했다. 오는 24일 국가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본회의 표결이 예정돼있다.
이에 대해 박 처장은 “지적을 충분히 수긍하고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국가보훈부 승격을 위해 보훈단체들이 로비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부족한 점은 있지만 처가 부로 승격하는 것은 여야간 만장일치로 동의한 것인데, 그것이 어떻게 로비냐,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반박했다.
강의원이 재차 “우리 사무실에도 온 사람이 많다”고 하자 박 처장은 “보훈처장이 로비 기관이냐, 의원님 말씀이 지나치시다, 저는 로비한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처장은 지난 18·19대 국민의 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여당 의원과 같은 당 출신 기관장이 상임위에서 논쟁을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에 되레 야당 의원들이 나서서 박 처장을 옹호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소속 소병철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강 의원과 박 장관(처장) 말씀을 들으면서 저희 지역에서도 여러 말씀이 있었는데 어떤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저희 지역에서도 보훈단체들이 보훈부 승격을 굉장히 원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여당 의원이 아닌데도 저에게도 우리 보훈단체장들께서 보훈부 승격을 부탁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보훈단체들은 보훈부 승격을 숙원사업처럼 원하고,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원하고 쫓아 다녔다고 저는 느꼈다”며 “강 의원과 장관께서 느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제가 알기로 (보훈)단체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 의원의 보훈부 승격, 보훈단체 로비설에 박 처장을 대신해 강하게 반박했다.
이날 정무위 상황을 전해들은 대부분의 보훈단체들은 여당 소속 강 의원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한 보훈단체 관계자는 “보훈처 사주를 받아 우리가 보훈부 승격 로비를 했다는 강 의원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며 “우리가 로비한다고 국회의원들이 들어줄리 만무하며, 우리가 누가 사주한다고 아무 생각 없이 로비를 하는 그런 사람들로 보이나? 보훈부 승격은 국가가 국가유공자를 얼마나 예우하는가 보여주는 척도이며 우리가 원했던 숙원사업이기에 우리가 함께 뛴 것”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보훈단체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 보훈부 승격은 대통령 공약인데, 보훈부 승격이 보훈처 사주로 보훈단체의 로비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보훈부 승격 반대토론을 하겠다는 의원이 야당 의원이 아닌 여당의원이라는 것이 황당하다”며 “이날 정무위에 출석해 황당한 주장을 하며 새 정부 국정에 방해를 하고 있는 전현희 권익위원장에 대해 제대로 반박도 못하는 여당 의원들을 보면서 ‘피아식별’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경남 진주시(을) 지역 출신 이구나!
한심하네! 정신 나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