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평해전’ 수록한 새 역사교과서 9종 중 ‘2종’뿐
기자명 박나영‧변문우 기자 (bohena@sisajournal.com)
승인 2024.10.08 17:13
연평도 포격‧천안함 피격 사건은 9종 모두 수록…‘연평해전’은 동아‧학평에만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서해수호 용사들의 헌신 기억해야"…교육부 "검토할 것"
내년부터 사용되는 새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9종 가운데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인들이 희생된 연평해전에 대해 서술한 교과서는 2종(동아, 한국학력평가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새 고교 역사교과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동아출판과 리베르, 미래엔, 비상교육, 씨마스, 지학사, 천재교과서, 한국학력평가원, 해냄에듀(가나다순) 등 9종 모두에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피격 사건에 대한 내용이 수록됐지만 연평해전에 대해 서술한 교과서는 2종 뿐이었다. 동아에 1‧2차 연평해전에 대한 서술이 담겼고,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엔 2차 연평해전 내용만 수록됐다.
김상훈 의원은 "새 고교 역사교과서 9종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이 모두 기술된 것은 긍정적인 일이나 연평해전을 기술한 교과서는 2종 뿐이라 아쉬움이 크다"며 "교육부와 보훈부, 국방부 등 관계 부처는 서해수호 용사들의 헌신과 희생, 호국보훈의 정신이 후대에 기억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교과서 집필과정에서의 필수 요소로 교육과정과 검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검정 기준 안에 꼭 수록돼야 할 학습 요소로 '남북관계의 변화'가 제시돼 있고, 이를 바탕으로 출판사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나타낼 수 있는 사건들을 수록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 출판이 검증 제도이다보니 교육과정이라는 큰 틀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출판사가 자율적으로 내용을 구성하도록 돼 있다"면서 "남북간 좋은 관계든 북한의 도발이든 '남북관계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연평해전 등을 출판사가 자율적으로 수록하다보니 연평해전을 수록한 교과서도 있고 수록하지 않은 교과서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역사교과서에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북한의 도발 관련 내용의 서술이 부족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따라 새 교과서 9종에는 북한이 일으킨 각종 도발 사실들이 기존 교과서들에 비해 명확하게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종 모두 천안함 폭침 사건을 다뤘고, 비상교육과 한국학력평가원을 제외한 7종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임을 명시했다.
연평해전 또한 '서해용사' 예우 차원에서 넣어야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검토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제1연평해전은 1999년 6월15일 오전 9시경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해군의 도발로 벌어진 남북 함정간의 해전이다. 당시 우리 해군은 7명이 부상을 입은 반면 북한 해군은 어뢰정 1척과 경비정 1척이 침몰하고 다른 경비정 3척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퇴각했다. 제2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오전 9시 54분 서해안 지역에서 북한 경비함 2척이 NLL을 침범해 우리 고속정 참수리 357호정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해 일어난 31분간의 교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