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어르신 기다리는데... 행사 취소한 국가보훈부 사과해야”
입력2023.11.07. 오후 3:54
박용미 기자
국가보훈부, 국가유공자 무료 배식 당일 취소
장소와 식사 후원한 밥퍼 “며칠 전부터 기대한 어르신께 사과 우선”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운영하는 다일공동체(이사장 최일도 목사)가 정부의 일방적인 행사 취소에 분통을 터트렸다. 다일공동체는 국가보훈부(박민식 장관)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밥퍼에서 국가유공자를 위한 무료 배식인 ‘가득찬 보훈밥상’을 운영하기로 했으나 시작 당일 취소 통보를 받으면서 국가유공자들의 상처가 컸다고 전했다.
최일도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전날 밥퍼에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한 국장급 인사들이 함께 보훈밥상 개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보훈부 요청으로 진행된 일”이라며 “그러나 행사 당일 우리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취소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보훈부는 다일공동체와 손잡고 국가유공자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밥퍼를 방문하면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가보훈부는 “박 장관이 월남전 참전유공자 고(故) 박순유 중령의 아들이고 최 목사 역시 6·25전쟁 당시 켈로부대 산하 8240부대 대대장 출신의 화랑무공훈장 수훈자인 고(故) 최희화 님의 아들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언론에 소개했으나 돌연 행사를 취소했다.
최 목사는 “밥퍼의 철거를 원하는 일부 주민들의 악성 댓글로 인해 행사가 취소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장관이 온다고 며칠을 기다린 국가유공자보다 봉사시설을 혐오시설로 만드는 일부 계층의 목소리만 들은 것은 고위공직자들의 오만불손이다. 국가보훈부는 유공자 어르신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보훈부 측은 “행사가 취소된 것은 당일 강풍 등 기상 악화로 오시는 분들이 어려움을 겪을까 내린 결정이다. 악성 댓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행사 취소의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며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추후 행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용미 기자(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