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3년째 호흡기내과 의사 없는 공공병원···"말로만 '보훈' 하지 말고 의사부터"
입력2023.12.11. 오후 2:03
김철우 기자
공공 병원 '필수 의료' 의사 부족
대구의 수련병원들 전공의 모집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에 대한 기피 현상 분제는 여전히 심각했습니다.
특히 공공병원의 경우, 이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는 만성화되다시피 했습니다.
대구보훈병원의 경우, 오전 이른 시간부터 환자들로 북적이는 곳인데요, 유독 몇 곳의 진료과 앞 대기실에는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3년째 담당 의사 없는 호흡기내과···정원 59명이지만 근무하는 의사는 50명
이 병원의 호흡기내과는 의사 정원이 2명이지만 3년째 담당 의사가 없습니다.
내분비내과도 정원 2명에 현원 0명, 소화기내과는 의사 4명이 근무해야 하지만 한 명이 모든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대구보훈병원은 26개 과에 의사 59명이 정원이지만 현재 근무하는 의사 수는 50명으로 6개 과에 9명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환자들은 많지만, 몇몇 진료과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다 보니 병원을 찾는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국가유공자인 김 모 씨는 "의사 선생님이 없으니까 진료 예약이 안 되고 당일 진료로 오라고 그러니까 오래 기다리니까 다른 (환자)분들도 간호사한테 화를 내고. 국가를 위해 일하다 싸우다 다쳐서 병원에 간 사람들인데 의사 선생님을 구해야 진료가 이뤄질 것이니까."라며 보훈을 말로만 하지 말고 보훈병원에 의사부터 충원해 달라고 했습니다.
일반 병원과 비교하기 힘든 처우가 문제
보훈병원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의사들이 개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좋은 조건 쪽으로 옮겨가시고 하다 보니까 진료받고 검사하시던 분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되죠. 검사 예약 자체가 길어지고 하다 보니까."
대구보훈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하는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 상이군경 등에 대한 의학적, 정신적 재활을 도모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가보훈부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운영하는 병원입니다.
하지만 전국의 보훈병원마다 의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난색을 보입니다.
보훈병원이 보훈공단을 통해 국가보훈부에 의사 처우 개선을 건의하고 있지만,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보훈병원은 임금 총액제에 묶여 있어서 의사 임금을 올리면 다른 직종의 임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고 의사 직종을 임금 총액제 대상에서 빼자니 다른 직종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훈병원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들을 위한 병원으로 한국전쟁 등 우리나라 특유의 상황에 희생한 국민과 그 가족들의 치료라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는 공공병원입니다.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공공병원 역할의 정상화는 미루기 힘든 시급한 과제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