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보훈부 독립운동가 AI 사업 예산 삭감…"홍보 전시성"
등록 2023.11.22 19:55:5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22일 국가보훈부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독립운동가 인공지능(AI) 디지털 휴먼 제작 사업 등의 예산을 대거 삭감했다. 홍보 전시성 사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참전국(필리핀) 보건의료 지원사업비 8000만원은 보훈부의 원안 유지 요청에도 보류됐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보훈 대상자들에 대한 의료보호가 부실하다는 질타가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통적으로 쏟아졌다. 거기에 대한 보완이 먼저다"며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같은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도 "우리나라에서도 보훈병원이 동네마다 세워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예산을 국내에 집중하라는 취지로 삭감으로 의견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ODA 사업을 외교부, 기획재정부, 국무총리실 3군데서 나눠서 한다. 새로 보훈부도 하겠다는 건데 유사한 사업이 있는지 볼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을 전체 국가 차원에서,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같은당 이달곤 의원은 필리핀 의회 외교 경험을 강조하면서 예산 유지를 제안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금액이 많지 않으니 밀어달라"고 했다.
김구·안중근·윤봉길 의사 관련 데이터를 구축해 인공지능(AI)로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 '독립운동가 AI 디지털 휴먼 사업' 예산은 당초 30억원에서 15억원으로 절반 삭감됐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보훈부 디지털 통합 플랫폼에 100명도 안 들어온다. 낭비가 많다"며 "젊은 사람들 취향에 얼마나 맞는지 구체적으로 얘기 안하고 예산을 집행하면 나중에 무용지물이 된다. 잘하려고 하다가 예산 먹는 하마가 된다. 이 예산을 깍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조응천 의원도 "보훈부가 되고 나서 전시성 홍보성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참선 유공자 수당 올리는 것에 더 주력하라. 그 예산 이번에 깎여서 왔다"며 "디지털 휴먼 하면 보훈대상자들 얼마나 살림살이 나아지냐. 얼마나 받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송언석 의원도 "내가 볼 때는 들어내도 될 것 같다. 15억 빼도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정부 기념일 관리 시스템 구축 등 보훈부 정보화 사업 예산도 5억4000만원 전액 감액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재원이 굉장히 빠듯하다.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여가고 할 수 있는 사업을 압축해야 한다"며 "정보화 사업이라는 것이 단순히 또 일을 벌이는 것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도 "행정안전부가 주도로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에 갔을 때 거의 1주일에 한 번씩 단체에서 찾아오신다"며 "제가 이 예산을 지키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년부터 달라질 거고 그간 못했던 부분 죄송하고 이제라도 미안함을 덜 수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예산이 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지역 가가지고 유공자들, 보훈대상자들 수시로 만나 뵙고 말씀 듣는다"며 "보훈부에 기념일 행사 시스템 구축 해달라. 디지털 휴먼 만들어달라. 필리핀에 보훈병원 만들어달라는 말씀을 한 기억이 한번도 없다. 그래서 홍보 전시성 예산이라고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