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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우 1 971 2004.11.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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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며칠전 아버님을 가슴속에 묻고, 분노와 후회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희 돌아가신 부친은 2000년에 당뇨에 의한 망막손상으로 고엽제 7급판정을 받으셨으며
오래전부터 당뇨와 고혈압, 허혈성 심질환을 앓고 계셨던 부친을 금년 7월 경남 김해에서 경기도 시흥으로 모셔왔습니다.
국가 유공자시라 그전부터 부산 보훈병원을 다니셨고 뜻하지 않게 올 여름 휴가지에서 갈비뼈 골절상을 당하셔서 서울 보훈병원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에는 그때부터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던거 같습니다.
당시 갈비뼈 골절로 응급실을 2번 왔다갔다 하셨는데, 계속된 통증호소로 찾아가보면 아니나 다를까 단순 골절에서 한쪽 폐에는 피가 고이고 다른쪽 폐에는 염증이 생기고 그런데도 병실은 없다며 응급실에서 몇날 며칠을 보내야 했습니다. 계속된 검사에서도 뾰족한 원인을 찾지는 못하고 디스토마 균이 발견됐다느니, 염증 수치가 높다느니 똑같은 대답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국 항생제의 사용과 비싼 영양제 덕으로 조금 좋아지셔서 퇴원을 하셨으나, 항상 손발이 저리고 체온은 36도 정도의 저체온으로 고생을 하셨습니다. 의사에게 이런 사항을 얘기해도 단순히 나이탓이라 하더군요.
이제 60이신데.......
그러던중 10월 30일 밤.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셨고 일단 집근처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입원을 하셨으나, 앓고 계시던 지병때문에 진료가 어려우니 큰병원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10월 31일 오후 13시 30분경에 서울 보훈병원으로 입원을 했습니다.
거기서 간단한 몇가지 검사를 하더니 장염인거 같다며 링거 한병 맞고 약 몇가지 챙기셔서 퇴원을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11월 3일 보훈병원을 내원을 하셔서 담당 진료의(심장 관련 진료 담당의)를 급히 찾아 증세를 말씀하시고 검사를 희망하셨으나 예약자 과다로 11월 16일날 초음파 검사 일정히 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돌아오셔서 몇날 며칠을 혼자서 고통속에 보내시다가
11월 10일(원래 약타는 날) 다시 견디기 힘든 복통으로 서울 보훈병원 응급실에 입원(14시 30분)을 하셨고, 진통제 2대를 맞고도 식은땀과 함께 자리에 누웠다 앉았다 반복하시며 고통스러워 하셨습니다. 늦게 도착한 저는 부랴부랴 응급실 담당자를 만나 상황을 확인했으나 그 사람은 내용도 정확히 모를뿐더러 저보고 다른 병원에서도 국비로 진료가 되니 그렇게 급하면 딴데로 가라란 식이었습니다. 답답해서 담당의사를 만나러 가니 진료를 마치고 가겠다고 기다리리고 하더군요. 이 시간이 오후 16시 30분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17시 30분이 지나서 담당의사와 응급실 담당자 그리고 다른 의사 한명이서 부친 병석에 와가지고 배를 몇번 만져보고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하고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CT나 MRI 촬영을 해보겠다는 저에게 자기들이 알아서 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그때당시 저희 부친의 혈압은 180 정도고 혈당은 400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리를 떠났고 계속 힘들어 하시는 부친을 뒤로 하고 저녁 21시 경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담날 오전 11시 경에 다시 병원을 찾았을때, 어머니 말씀으로는 밤새 고통에 시달리시며 잠한숨 못주무셨다 하시면서 복부 초음파 촬영을 마치시고 위 내시경 촬영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위 내시경 촬영을 마치고 응급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전날 아버님을 담당했던 응급실 의사(이후 X라고함)가 부르더니(12시 경) 초음파 소견으로 복막염 증세가 보인다면서 정확한건 아니니까 외과 의사가 와봐야 한다며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일단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복막염이 단순히 기다리면 되는 병인지 그걸 이제와서 알려 줘야 하는지....
한바탕 응급실에서 소동이 있은후 외과 의사가 왔습니다.
그도 마찬가지로 배 여기저기를 만저보도니 CT촬영을 해보라며 나가더군요...
결국 12시 30분이 지나 CT를 찍으셨고 판독을 기다리던중 X라는 놈이 지나가면서 이러더군요. 부친이 배에 힘을 주고 계셔서 정확한 촬영을 못했다고... 정말 어처구니 없습디다.
기다림은 계속되었고 기다림에 지쳐 x에게 결과가 나왔냐고 물어보니까 외과 선생님은 보셨는지 몰라도 자기는 아직 안봤다며 막 컴퓨터 앞에 앉더니 몇초안에 후다닥 튀어 나가더라구요...
아 이건 뭔가 잘못됐다 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그러고는 들어와서 저와의 면담을 요청했고 같이 CT를 보면서 이런 하늘이 무너지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쪽 신장이 기능을 안한다. 괴사한거 같다. 저는 광분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는 말이냐. 막 따졌습니다.
한쪽 신장만으로도 살수 있는거 아니냐... 빨리 수술을 하던지 원인을 찾아서 살려내야 하지않겠냐.............................
그러고는 15시경 순환기 내과 담당의사(이후 xx라함)가 저를 급하게 찾았습니다.
그 사람 얘기가 장으로 가는 동맥이 막혀서 장기들이 괴사를 하는 단계로 과거는 중요한게 아니며 빨리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며 수술실 준비를 하고 외과 의사와 상의를 해서 빨리 진행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살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최선을 다해보겠다더군요.
그러고는 시간이 흘렀고 낮부터 조금씩 헛소리를 하시던 부친의 증상은 심각하게 바뀌어가고 있었습니다.
나오지도 않는 대 소변이 마려우시다며 수십번씩 화장실을 왔다갔다 하시고 이제는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오락가락 하시는 상태까지 변해갔습니다.
몇번의 면담이 더 진행되다가 19시경 보훈병원에서는 수술이 불가하니 현대 아산 병원으로 옮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산병원으로 옮긴 시간이 19시 30분, 그쪽 의사들은 가망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21시경에 수술실에 오르셨고 담날 다시한번 수술을 하신뒤 11월 14일 새벽 쓸쓸히 그리고 너무나도 고통스러워 하시던 모습을 끝으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직접 사인은 급성패혈증, 중간 사인은 전 장괴사, 선 사인은 상장간막동맥혈전증 이었습니다.

상장간막동맥혈전증이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병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간 보훈병원을 다니면서 쭈욱 부친의 상태를 설명했고, 전날도 혈압과 혈당 수치가 그렇게 높은셨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병을 알고 나서도 일처리가 너무나도 더디게 진행됐었고.
정말 이대로 참아야만 하는 건지요.....
저희 가족들의 정신적 고통이 너무나도 큽니다.
하루하루 견디기 힘들군요.
두서없이 몇자 적었습니다.
그러고 조언 가능하시면 부탁드리구요.
다시한번 똑같은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부친 모시고 여러번 이병원을 다녀 봤지만 급해서 찾는 응급실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보훈병원이 뭡니까?
국가에 유공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곳에서 형식적인 진료와 나이 많은 할아버지들을 상대로 한다고 장난치듯이 환자를 다룹니다.
이런 병원이 필요한가요?
현재 여러 변호사 사무실과 의료사고 시민연합 등에서 확인한 결과 진단이 조금만 빨랐어도 사실수 있으셨다고 합니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메입니다.

참고로 돌아가신후 보훈청을 찾았을때 기존 등급을 얻으신 병명과 달라서 승급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럴 수 있습니까?
그렇게 여러번 진료를 희망했는데 형식적으로만 대응하더니
인과 관계가 없다고 전부 나몰라라 합니다.
미치겠습니다.
도와주십시요.....


Comments

김경수 2004.11.30 21:04
힘내세요. 제가 힘이 못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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