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편

[만물상]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편

자유게시판

[만물상]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편

민수짱 0 1,406 2023.07.15 09:54
카카오채널 추가하세요 | 카카오톡상담 | 국사모 유튜브채널 구독
국사모블로그 | 국사모페이스북 | 유공자상패주문 | 유공자표구액자
보훈등록 신체검사 안내 | 보훈등록 신체검사 상담 | 국사모 쇼핑몰
[만물상]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편
김태훈 조선일보 논설위원
입력 2023.07.14. 21:31
업데이트 2023.07.15. 02:59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는 전란에 휩쓸린 백성의 고통을 많은 시로 남겼다. 그중 신혼별(新婚別)은 결혼 이튿날 남편을 전쟁터로 떠나보낸 여자의 절망과 재회의 비원을 담은 작품이다. ‘머리 올리고 부부 되었으나/ 낭군과의 잠자리 덥히지도 못했는데/ 저녁에 혼인하고 새벽에 떠나니/(중략)/ 뼈저린 마음 창자에 스민다/ 어렵게 비단치마 장만했지만/ 다시 만날 날까지 입지 않으리.’ 운 좋게 재회하더라도 비극으로 끝나는 사례도 많다. 나폴레옹 전쟁을 무대로 쓴 톨스토이 장편 ‘전쟁과 평화’에선 큰 부상을 입고 돌아온 남자가 약혼녀의 정성스러운 간호에도 끝내 세상을 떠난다.

▶이 땅의 여성들도 70년 전 큰 아픔을 겪었다. 6·25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이 20만명을 넘는다. 그보다 훨씬 많은 이가 불구의 몸으로 돌아온 45만 부상 장병의 삶을 책임져야 했다. 신상옥 감독의 1960년 영화 ‘이 생명 다하도록’은 6·25 때 포탄을 맞고 하반신이 마비된 군인의 실화를 담았다. 불구가 되어 돌아온 남편 대신 생계를 떠맡은 아내가 그 후 가난으로 자식마저 잃는다. 몇 해 전엔 휴전 이틀 전 전사한 남편이 보낸 마지막 편지를 평생 간직하고 산 여성 사연이 알려져 많은 이를 눈물짓게 했다. 이런 가슴 아픈 사례가 부지기수다.


▶전쟁터에서 두 팔과 두 눈을 잃고 돌아온 우크라이나 군인과 그를 안고 있는 젊은 아내 사진이 엊그제 많은 이의 시선을 붙잡았다. 아내의 표정엔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살아서 돌아와 준 것에 대한 안도의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재회한 부부의 행복을 기원하면서도 앞날을 걱정하는 반응도 많았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어느 미군은 얼굴에 수류탄 파편을 맞아 이전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돼 돌아왔다. 기다려 준 약혼녀와 결혼했고 결혼 10주년 때는 부부가 함께 활짝 웃는 기념사진도 올렸다. 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우울증과 마약, 가정 폭력에 빠져 끝내 가족 해체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았다.

▶전쟁 직후 가난 탓도 있었겠지만 우리는 나라가 존속하는 것은 위기에 몸바쳐 희생한 군인과 그 가족 덕분이란 사실을 한때 기피하고 외면했다. 다행히 보훈 체계가 갖춰지면서 전몰 유가족이나 전상자 가족에 대한 예우와 보상이 개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부부가 전쟁의 아픔을 이겨내기 바란다. 다만, 부부가 지게 될 짐을 온전히 그들에게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부부가 나라를 향한 희생을 후회하지 않고 서로를 향한 사랑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국가의 의무다.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3/07/14/EWZHETHSC5HRBJ6FUZXOCYEW6U/?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9794 똑같이 참전했는데 '명예수당 제각각'… "통일된 예우 해달라" 민수짱 2023.06.17 1968 0
19793 "끝나지 않는 고엽제 고통…독거 유공자 등 세심한 정책 필요" 민수짱 2023.06.17 1530 0
19792 ‘힘내라 제복의 영웅들’ 특집방송…국가보훈부 출범 기념 댓글+1 민수짱 2023.06.17 1441 0
19791 보훈단체 만난 오세훈 "나라 위한 헌신에 걸맞은 합당한 예우 하겠다" 민수짱 2023.06.17 1615 0
19790 완주군, 보훈수당 8만원→10만원으로 인상 댓글+1 민수짱 2023.06.17 1367 0
19789 3년의 국가유공자소송을 마치면서 댓글+1 바우아빠 2023.06.16 1673 0
19788 [단독] 중앙보훈병원서 동료 불법 촬영하던 20대 남성 체포 민수짱 2023.06.16 1667 0
19787 병급금지 해제하라 ! 50년전 폐물을 아직도ᆢ 댓글+1 한국 2023.06.16 1780 0
19786 중앙보훈병원, 비급여 수가가 바뀌었다는 공지가 붙어있네요 댓글+2 미소남 2023.06.15 2236 0
19785 보훈보상대상자 7.18부터 수송시설 무료는 어떻게 이용하는건가요? 댓글+2 staaaaay 2023.06.14 1973 2
19784 호국보훈의달 이월드 에버랜드 댓글+2 DS큐라 2023.06.14 2135 0
19783 尹 “호국 영웅 헌신 왜곡·폄훼는 반국가 행위” 민수짱 2023.06.13 1459 0
19782 "아직 없었나요?"…尹, '美에 보훈주재관' 건의에 즉석 지시 민수짱 2023.06.13 1604 0
19781 모바일 신분증 앱 국가보훈등록증 발급되네요 댓글+6 미소남 2023.06.12 2754 0
19780 국가보훈처에 적극적행정해주신분에게 칭찬글과 소극행정 (탁상행정) 에 대해 글을 올렸습니다 댓글+5 지우지우 2023.06.11 1659 0
19779 “힘없는 부처? 국가보훈부에 대한민국의 사활 걸려 있다” 댓글+4 민수짱 2023.06.10 2000 0
19778 세종시 호국보훈의달 댓글+11 erhjn3n 2023.06.09 3152 0
19777 복지카드 갱신.(재발급) 댓글+2 바람꽃2 2023.06.09 2161 0
19776 어제(6월 7일) 새로운 국가보훈등록증 발급받았습니다 댓글+7 미소남 2023.06.08 2949 1
19775 박민식, '천안함 자폭설'에 법적조치 예고…"말도 안되는 괴담" 댓글+1 민수짱 2023.06.07 1726 1
19774 서울시, 참전수당 월 15만원으로 인상…보훈수당 대상자 확대 댓글+9 민수짱 2023.06.07 2973 1
Category

0505-379-8669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
Comodo SS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