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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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들어보실래요?

이현우 2 630 2014.02.2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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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늘쫑사단입니다.

여러분들은 국가유공자로 살아오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우리는 생활수준이 비슷해서, 취미가 같아서, 지역이나 가치관이 같아서 모인게 아닐겁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모인것은 더더욱 아닐것이고요. 우리는 국가유공자라는 신분 때문에 단지 모였을 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나아가면 국가유공자라는 신분 때문에 모인분도 있고 국가유공자라는 명예만으로 모인분도 있을 것이고 국가유공자의 제도와 혜택 때문에 궁금증을 해소코자 모인 분도 있을 겁니다.

우리들의 가장 슬픈 자화상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살아오면서,,국가유공자로 살아오면서 슬펐던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국가유공자로 살아오면서 주위 국가유공자분들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가 아닌 국가유공자로서의 삶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왜 우리는 잊혀진 듯, 서투른 푸념을 해가며 이곳을 찾는 것일까요? 호기심 해결일까요? ^^...

제 경우는 이렇답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얼마전의 일인데요.

3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 있었습니다. 전투경찰대원으로서 시위진압 중 두개골 파열로 국가유공자(공상군경)가 되었죠. 좀 더 말씀드리면 두개골이 완전히 부서졌어요. 영화에도 가끔 나오죠. 흉측하게 생긴 사람이 어설프게 올려진 가발 벗기면 대머리가 아니라 철머리가 나오는 영화장면...
표현이 과격하긴 한데 쇠로 두개골을 만들어 머리피부에 덧붙이는 거죠. 그 위에 가발을 얹고요..예전에도 국가유공자 모임에서 머리가 쇠로 된 분을 봤지만 이 분은 거의 반이상이 쇠더군요.

제가 본 광경이 그랬습니다. 영화가 아니었구나..정말로 사람 머리가 쇠로 덮을수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그분은 아무렇지 않게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요. 괜찮으세요? 라는 물음에 그분은 행복해 했습니다.

다른데서는 외계인 취급 받으며 괴물취급 받았는데 여기는 다 같은 공상군경 분들이다 보니 어디 아프거나 다친게 흉이 아니어서 자연스럽고 다 같이 어울릴수 있어서 좋다구요.

같은 국가유공자이면서 같은 장애인으로서의 동질감도 느끼셨겠죠. 물론 반면에 전 죄송스러웠구요. 저는 속이 썩어서 그렇지 겉은 정말 멀쩡하다못해 멀끔하거든요.

또 다른 분 이야기를 잠깐 할까요? 40대 중반쯤 되시는 분은 북파공작원 국가유공자 입니다. 특수임무수행자라고 하죠. 특수임무수행자(북파공작원)으로서 상이를 입어 국가유공자가 되셨더라구요. 물론 특수임무수행자회 소속이시고 상이군경회 소속이시기도 하죠. 북한에 진짜 갔다 왔냐고 물으니 살짝 웃게 마시는게 북한은 안가셨던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북파공작원은 정말 훈련이 고되고 인간병기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북파공작원으로서 모든 삶은 사라지고 가족도 없이 하루 하루 고통속에 살고 계셨습니다. 40대면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닌데 말이죠. 북파공작원이 아니었으면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는 예쁜 딸아이가 있었을지도 모르죠.

우리나라에는 공법 보훈단체가 몇군데 있죠. 공법단체란 국가예산을 받으며 국가보훈처의 관리감독을 받는 보훈단체 입니다, 국가의 예산을 받기 때문에 물론 "국정감사" 대상입니다. 상이군경회도 공법단체입니다.

광복회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대한민국전몰군경미망인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대한민국무공수훈자 4.19 민주혁명회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가 우리나라 보훈 공법단체 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아마도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소속 회원일 겁니다.

물론 이외에도 518단체가 3곳이 있으나 모두 사단법인 입니다. (민주유공자는 전부 사단법인으로 운영됩니다)

혹시 다른 보훈단체의 활동을 보신적 있으세요? 제가 전부는 아니지만 지켜본 바로 특수임무수행자회 분들이 가장 우수한 활동을 하지 않나 싶네요. 혹여 어떤분은 미망인회 분들 이야기를 하시겠지만 특수임무수행자분들...북파공작원분들 자원봉사 하는거 보면 거의 머슴수준(?)입니다. 늦게나마 국가가 인정해줘서 감사하고 늦게나마 국가가 챙겨줘서 감사하다는 그런거...물론 그런 감사한 마음이 있는 분들만 봉사를 주도적으로 하셔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뭐랄까...열정이..같은 국가유공자로서 박수쳐주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인격을 갖춘 분들이 유독 많은것 같습니다.

물론 북파공작원분들은 장애와 상관없이 북파공작원으로서의 활동기간으로 선정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장애가 없는 분이 더 많습니다. 위에 언급한 분처럼 상이까지 입어 공상인정을 받은 분도 있지만 대부분 장애가 없는 분이 많아 봉사에 더 적극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유공자와 달리 자신의 삶 자체가 파괴되어 젊은 나이임에도 가족없이 지내는 분들이 많은 듯 보이는데 그래서 더 정이 많아보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특히나 인사할때 우리들 전부 이제는 군인이나 경찰이 아닌 민간인임에도 유독 이분들만 목례가 아닌 거수경례 하시는 경우가 많아 괜히 북파공작원이 아니구나 싶기도 합니다.

전경의 주업무가 대테러는 사라지고 시위진압이 주업무가 되었죠.
지금은 그 전경제도 자체가 사라져서 의경만 남았네요. 그 의경들이 시위진압 자리를 매꾸고 있고요 (원래도 의경이 시위진압을 같이 했지만요..)

.위에 언급한 전경과 북파공작원...그 두분의 이야기를 끝으로 오늘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전경분은 시위진압중 상대 시위자가 휘두룬 쇠파이프에 가격당하여 쓰러졌고 그 자리에서 집단구타를 당하였습니다. 살려달라고 구걸하다시피 외치기까지 하셨다고 하는데 죽음의 공포는 잊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머리는 산산히 부서지고 온 몸은 성한데가 없었다 합니다. 시위 진압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경우라고 단언하셨습니다

우리나라 시위 역사 중 단 한번도 폭발물이 등장한 적이 없습니다. 폭발물이 등장한 것은 이 전경분의 시위진압이 아마 최초가 아닐까 하셨습니다. 폭발물은 바로 LPG가스통이었죠. LPG가스통에 밸브를 열어 가스가 새어 나오는 순간 불을 붙여 전경대로 투척한다는것이죠. 그 장면을 회상하실분도 계실 겁니다. 가스통에 불을 붙여 굴리던 시위 현장의 뉴스화면을 말이죠...그렇게 과격하게 역대 시위진압 중 가장 위험하게 시위를 했던 분들은 누구일까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죽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미 목숨이 없다라고 외치던...우리를 제발 인정해달라 우리의 "존재"를 인정해달라 그렇지 않으면 죽음만이 있다라고 외치던 "북파공작원"의 시위였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을 모가지를 딸 사람들이 무엇이 두려우랴 외치며 과격 시위를 했던 분들과 유례없는 과격 시위현장에 투입된 전경들 말이죠..

전경들도 유례없이 난리가 났다고 하죠. 대학생이나 농민, 과격 노조원들의 죽창시위와는 그 차이가 어마어마 하다고 합니다. 맞으면 화가나서 같이 덤비기도 하고 욕도 나오는데 북파공작원들의 시위 때 만큼은 실미도 영화의 덕(?)인지 직업경찰이나 전경들이나 두려움에 떨었다고 하더군요. 저 시위대는 인간이 아니다, 괴물들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하니 말이죠.

그날 우리셋은 잠깐의 침묵을 가졌습니다.
북파공작원들은 시위 이후에 특수임무수행자라는 이름으로 국가로부터 존재를 인정받아 국가유공자가 되었고 그 전경은 북파공작원들의 쇠파이프 폭행에 국가유공자가 되어버린 겁니다. 물론 이 둘이 당사자가 아닐겁니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국가라는 같은 주인에 의해 서로 얽히고 얽힌 서로가 가해자도 아닌 피해자도 아닌 사람들이 되버렸습니다.

경찰병원에는 죽창과 쇠파이프에 맞아 침조차 못 닦으며 뇌사 상태에 빠진 전경들도 많다고 합니다.

어쩔수없이 과격시위를 해야했던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을 이해하는 전경과
자신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한 대학생의 삶이 망가진것을 미안해하는 북파공작원분을 보며 당신도 국가유공자요, 이쪽도 국가유공자요,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은 결국 누구를 위해 한 희생일까요?

그래도 북파공작원분들이 국가유공자가 되셔서 다행입니다라고 말하는 전경출신 국가유공자분을 보며 우리들은 우리 국가유공자 자녀들에게는 이런 아픈 역사와 아픈 눈물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자녀들에게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아버지의 슬픈 자화상일수도 있기 때문이죠.



Comments

영진 2014.11.09 08:51
정기모임 함시다
도끼든천사 2017.10.26 13:31
우리나라의 튿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아이러니한 사례입니다. 읽고 있자니 눈물이 나는 것은 왜 일까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텐데. 국가는 왜 이용할 때는 이용해 먹고 용도가 다하면 그냥 폐기해 버리고 그들의 희생을 인정해 주려하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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