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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화의 노병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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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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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이 한 마당
일본 사람은 한국에서 수탈한 재물을 본국으로 가져가고 해방의 기쁨은 땅덩어리를 둘로 갈라놓네.
처음 듣는 38선은 색다른 이념을 생산하여 선량한 국민을 감언이설로 유혹하네.
구름 잡는 사람은 북쪽으로 올라가고 위험 느낀 사람은 남쪽으로 내려오네.
인민군은 조국의 적화를 꿈꾸며 집채 같은 탱크를 앞세우고 따발총을 휘두르며 38선을 넘어오네.
나라의 부름 받은 젊은이는 전쟁터로 달려가고 피난 못 간 젊은이는 의용군으로 끌려가네.
죽음의 그림자는 반 백년을 드리우고 이산가족의 눈물은 이념의 벽을 허무네.
넘어가고 넘어온 사람은 남북을 오가고 싸움터에서 돌아온 사람은 발자취를 돌아보며 살아있노라고 두 손 들고 외치네.
권력과 부는 있으면 졸은 것 살림에 필요한 건 마음의 양식 오랜 동면 끝에 세상에 나왔으니 더 넓은 세상은 바라지 말자.
길가에 질경이는 밝혀도 일어나고 누워있는 질경이는 봄비가 일으키네. 거북이 토끼를 앞지르니 희망이 있다. 발전하는 세상을 방해치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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