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월남에서 귀국 한 것은 1970년 10월이다.
1977년 봄에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기업체에 취직을 하려고 신체검사를 하는데, 혈앞이 높고 당뇨가 약간 비친다고 해서, 현역 군인이라 동정을 간청해서 신체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취직이 되었다.
헌대 10년이 지나면서 뇌출혈로 쓰러지며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과거를 잊고 성인병을 치료하며 15년이 지나서야 기억이 회복되었다.
정신이 들고 보니 내가 앓고 있는 질병이 고엽제후유증이란 사실을 알고, 서울 보훈병원의 신체검사를 받고, 고엽제후유증이란 판정을 받아 지금은 국가의 도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일전에 무릎에 종기가 나서 병원엘 갔더니 담당 의사가 80이 넘은 고령인데, 성격이 명랑해서 격의 없는 대화를 했다.
병상(病狀)을 보고 병세가 심하다고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벌써 죽었어야 할 몸인데 살아서 고생을 합니다”라고 했더니, 담당 의사는 병상기록을 보고, “죽을 나이도 됐구먼, 하지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나도 6•25사변 때 평안북도 초산까지 진격했는데, 다른 전우는 국립묘지에 누웠지만, 나는 아직까지 살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위로를 한다.
알고 보니 그는 육군의 군의감 출신으로 노년에 시간을 보내기 위해 환자를 보고 있다.
나는 몸이 아파 매일 병원을 통원하며 치료를 하는데, 고엽제후유증은 초청도 하지 않았는데, 37년이 지난 지금 잊지도 않고 피부병을 가지고 또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