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군복무 중 휴가를 얻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집으로 가는 도중 상이를 입은 경우,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시행령 제3조의2 제1호 소정의 중과실이나 관련 법령을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여 국가유공자 또는 지원대상자로 등록할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군복무 중 휴가를 얻어 집으로 가는 도중 오토바이 전복 사고로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에서 정한 공상기준에 해당하는 상이를 입었다 하더라도, 그 사고가 개인 소유의 오토바이를 운전면허 없이 운전하다가 발생한 경우, 같은법시행령 제3조의2 제1호 소정의 중과실이나 관련 법령을 현저히 위반하여 발생한 상이에 해당하여 국가유공자 또는 지원대상자로 등록될 수 없다고 한 사례.
【청구취지】
피고가 1998. 4. 2.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등록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 내지 8호증, 갑 제9호증의 1 내지 7, 갑 제10호증의 1 내지 6,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가. 원고는 1981. 7. 8. 해군에 입대하여 1983. 9. 30. 제대하였는데, 1997. 12.경 피고에게, 군복무중인 1983. 4. 23. 부대 근처에서 사고로 현재 장애등급 3급 5호의 오른팔 척골 신경마비의 상이를 입고 있음을 이유로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는 공상군경인 국가유공자 또는 법 제73조의2의 규정에 해당하는 자(이하 지원대상자라 한다)로 등록하여 달라고 신청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1998. 4. 2. 원고가 공무 수행 중 상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및 관련 법령의 규정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군복무 중 휴가를 받아 평소 부대 안에서 공무차 이용하던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부대 근처에서 군복무 중 쌓인 피로로 말미암아 오토바이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오른팔 척골 신경마비의 상이(장애등급 3급 5호)를 입어 공상군경인 국가유공자 또는 이에 준하는 지원대상자의 등록 요건을 갖추고 있으므로, 그 등록을 거부하는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1) 법 제6조 제1항은, 국가유공자·그 유족 또는 가족, 제73조의2의 규정에 해당하는 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보훈처장에게 등록을 신청하여야 한다고 하고, 제2항 전문은 국가보훈처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등록신청을 받은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요건을 확인한 후 제82조의 규정에 의한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가유공자·그 유족 또는 가족, 제73조의2 규정에 해당하는 자로 결정한다고 하고 있다.
(2) 법 제4조 제1항 제6호는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으로서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 또는 퇴직된 자로서 그 상이 정도가 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상이등급에 해당하는 신체의 장해를 입은 것으로 판정된 자를 공상군경으로 규정하고, 법 제73조의2는 다시, 상이를 입은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 중 대통령령에 의한 공상기준상 위 공상군경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상기준에 준하는 사유로 상이를 입은 때에는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군경인 이른바 지원대상자로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3) 같은법시행령 제3조의2는, 법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전몰군경·전상군경·순직군경·공상군경·순직공무원 및 공상공무원 등의 국가유공자와 법 제73조의2의 규정에 의한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군경(지원대상자)의 인정기준을 [별표 1]로 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그 [별표 1]은 휴가·외출·외박 허가를 얻어 목적지로 가는 도중 또는 귀대중 사고 또는 재해로 발생한 상이에 대하여는 기준번호 2-10의 공상으로 인정(국가유공자로 결정됨)하고 있고, 위 기준번호 2-10에 해당되는 상이 중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로 인하여 또는 본인의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사고로 인한 상이에 대하여는 기준번호 3-5의 공상으로 인정(지원대상자로 결정됨)하고 있다.
(4) 그러나 한편, 위 시행령 제3조의2는 단서에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그 기준(국가유공자 및 지원대상자 요건 인정기준을 의미한다)에 포함시키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각 호로서 ①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나 관련 법령 또는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을 현저히 위반하여 발생한 사망 또는 상이, ② 공무를 이탈한 상태에서의 사고 또는 재해로 발생한 사망 또는 상이, ③ 장난·싸움 등 직무수행으로 볼 수 없는 사적 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 또는 상이, ④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 또는 상이를 열거하고 있다.
다. 판 단
만일 원고의 주장사실이 인정되고 또 그것이 위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원고가 입고 있는 오른팔 척골 신경마비의 상이는 위 시행령 제3조의2 [별표 1]에서 정하는 기준번호 2-10 또는 3-5의 공상기준에 해당하여 원고는 국가유공자 또는 이에 준하는 군경인 지원대상자로 등록될 수 있다.
그러므로 먼저, 휴가를 얻어 집으로 가는 도중 부대 근처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상이를 입었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갑 제6, 8호증, 갑 제9호증의 3 내지 5의 각 기재는 위 서류들이 모두 원고가 피고 등 행정청에 제출하기 위하여 스스로 작성한 것들이고 또한 그에 기재된 사고 경위가 일관되지 아니하여 믿지 아니하고, 갑 제3호증, 갑 제9호증의 8 내지 11의 각 기재 및 증인 김석규의 증언만으로는 위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설령 원고의 위 주장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에 해당되지 않아야 국가유공자 또는 이에 준하는 지원대상자로 등록될 요건을 갖추게 될 것인바, 갑 제10호증의 6 및 을 제8호증에 첨부된 사고경위서의 기재 및 위 김석규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사고 당시 원고는 운전면허 없이(제2차 변론기일에서 원고 자신도 이를 인정함) 혼자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가다가 전복되는 사고를 내고 그로 말미암아 상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군복무 중 쌓인 피로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한 명확한 증거가 없는 이상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원고의 중과실이거나 교통관련 법령을 현저히 위반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 시행령 제3조의2 단서 제1호에 따라 국가유공자 또는 이에 준하는 지원대상자가 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는 국가유공자 또는 이에 준하는 군경인 지원대상자가 될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등록을 요구하는 원고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위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