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떠난 비운의 여성 빨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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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떠난 비운의 여성 빨치산

민수짱 5 1,277 2022.10.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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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떠난 비운의 여성 빨치산

정지윤 기자입력 2022. 10. 3. 22:23수정 2022. 10. 4. 10:13

비전향 장기수 박정덕씨가 2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92세. 박씨는 경기도 파주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었다. 고향은 전남 곡성군 죽곡면 당동리다. 1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집안 살림은 넉넉했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박씨의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일찍 깨지고 말았다. 일제강점기 말기 일제는 조선 처녀들을 위안부로 많이 끌고 갔다. 그래서 부친은 딸의 혼사를 서둘렀다. 17살에 부친이 정해준 사람과 결혼했다. 당시 활발한 좌익 운동가였던 남편은 결혼식 날을 빼고는 경찰을 피해 입산해 생활했다. 박씨는 더 이상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다. 1948년 여순사건이 일어나자 좌익운동을 하던 시숙과 오빠까지 산으로 피신했다. 그 이후부터 ‘빨치산의 아내’라는 이유로 경찰의 모진 고문을 당해야했다.

박씨는 그날부터 고향을 떠나 숨어 지냈다. 6·25전쟁이 일어나고서야 선생은 고향으로 돌아와 남편과 재회했다. 남편은 석곡면당 위원장으로 선생은 여맹 선전부에서 활동하다 공세를 피해 지리산으로 숨어들었다. 별명이 ‘구르마’였을 정도로 이곳저곳 다니며 산을 잘 탔다. 1951년 봄, 산에서 아이를 가졌다가 사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1951년 겨울, 빨치산에 대한 대공세가 시작되자 고통은 몇 곱으로 다가왔다. 식량이 떨어져 굶주리며 공세를 피해 다녀야했다. 1952년 2월 9일 산속으로 피해 달아나다가 100m가 넘는 빙판으로 굴러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동지들에 의해 석굴로 옮겨져 혼자 숨어 있었다. 두 끼 식량이 전부였다. 치료를 못한 오른쪽 다리가 3일 후부터 썩어 들어갔다. 며칠 후에 동지들이 식량을 짊어지고 다시 찾아왔다. 그때 사선을 뚫고 찾아온 동지들의 뜨거운 사랑을 심장 깊이 느끼며 한없이 울었다. 그렇게 석굴에 혼자 고립되어 숨어 지냈다. 치료를 못한 다리가 썩어 들어갔다. 더 이상 석굴에 갇혀 지낼 수 없었다. 50일째 되는 날 굴을 빠져 나와 냇가 옆 빈 집에 몸을 숨겼다. 살이 썩는 지독한 냄새 때문에 길 가던 농부에게 결국 발각되고 말았다.

체포된 이후에 썩은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광주형무소에서 7년형을 살고 1959년에 출소했다. 이때 나이는 29살 이었다. 지리산에서 사살된 남편은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다. 빨치산 출신이자 불구가 된 선생을 반기는 곳은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가 밑바닥 생활을 전전했다. 그러던 중에 10살 연상의 두 번째 남편을 만났다. 남편과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었다. 20여년을 함께 산 남편은 아버지, 형님 등과 울진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한 공로로 건국포상을 받았고 1983년 국립현충원에 묻혔다.

빈소는 경기 고양시 일산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4일 오전 10시 발인해 남편이 잠들어 있는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박씨의 별세로 2차 송환을 희망하는 비전향 장기수는 이광근, 문일승, 양원진, 최일헌, 박희성, 박순자, 김영식, 양희철 등 8명만 생존해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출처 경향신문 : https://v.daum.net/v/20221003222301870


Comments

Battys 2022.10.04 11:59
참 마음이 아픈 역사네요.
영진 2022.10.04 12:2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AITAE 2022.10.04 12:58
고인의 명복을 빌 문제가 아니라 빨치산 공산주의자가 처벌을 받았지만 전향하지 않고 죽었는데 국립묘지에 합장되는것이 맞느냐가 관건인것 같은데요.
Battys 2022.10.04 14:12
말씀을 잇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합니다만, '이념'이라는 것이 '분단'으로 비극적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모든 사실을 파악 할 수는 없지만 그 분들 나름의 신념이 있었고, 그 시대에 대한 양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전향'을 선택함으로 죽기전에라도 송환되어 북에 있는 가족이나 동료를 만나길 염원하던 분들이  많았다고 하는 사료도 찾아보게 되고, 이미 70년이 다되어가는 시점에 그 분들에게 '사상'이나 '정치적 신념'이 과연 중요한 것일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말씀처럼 '공산주의자'로 처벌을 받았던 분이 국립묘지에 합장되는것이 타당하느냐라는 물음에는 생각이 많아지기도 하구요.
분단과 휴전이라는 현실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한 사람의 인권과 구슬픈 인생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디젤한모금 2022.10.05 07:08
공산주의자를 욕해야 하나?  사회주의자를 욕해야 하나?  그런 관점에서는 그럴필요 없다 이지만.

자신의 이념과 사상을 관철하기 위해 남을 죽이고 피해를주고 한다면 더더욱 동족에게..

욕으로 끝나면 안되죠..

몇백만명이 죽고 도와주러온 세계 여러나라 청년들까지 죽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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